장르 : 코미디, 드라마
감독 : 정세교
제목 : 오! 문희
출연진 : 나문희, 이희준, 최원영, 이진주, 박지영, 전배수
개봉 : 2020.09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오! 문희》 후기
오늘도 역시 늦은 밤에 영화를 봤습니다. 내심 극장 내 혼자이기를 바랐지만, 아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약 8명 정도의 사람들이 심야 영화를 본 듯합니다. 《테넷》에 이어 인기 있는 영화는 밤낮을 가리지 않네요.
영화 초반에는 조금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갈수록 영화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영화에 웃음, 감동, 반전, 추리와 같은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더라고요. 웃다가도 아주 살짝 눈물이 맺히게 만들고, 참 그랬던 것 같습니다.
웃음은 단연 영화의 제목처럼 오문희 씨로부터 자주 유발되었어요. 치매라는 무기를 이용해 거침없이 내뱉는 말과 행동은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이런 것들을 나문희 여사님께서 했기에 더욱 빛을 발한 것 같습니다.
자식들을 생각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오문희 씨의 말 못 할 과거의 이야기가 치매 걸린 할머니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모습, 딸을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부성애 등이 그것이죠.
주인공 두원과 문희는 단서를 얻어가며 추리를 해나가는 과정은 관객들도 참여하게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반전이 있을 줄은 생각 못했는데, 이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깜짝 재미까지 있었네요.
2. 영화 《오! 문희》 줄거리 (스포)
세명의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두원과 딸 보미, 그리고 그의 어머니 오문희다. 두원은 차량 대물 관련 보험회사를 다니고 있으며 직급은 차장이다. 넉살 좋은 그는 지각을 해도 부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웃어 넘기기 일쑤다.
오늘 또 어머니가 말썽이다. 나무에 올라가 목을 매단다고 저 난리다. 이유인즉슨, 치매에 걸려 정신이 오락가락한 문희는 냉장고 코드도 뽑아 놓고, 자고 있는 손녀의 머리에 이발기를 댄 것이다. 잠시 정신이 든 그녀는 "죽어야지"라고 한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 두원은 능숙하게 어머니를 내려오게 한다. 그날 밤 두원은 어머니와 딸이 잠든 것을 확인하고 몰래 나이트클럽을 간다. 그러나 문희와 보미는 자고 있지 않았다. 그가 나가자 둘 역시 시내로 나간다.
한참을 놀던 두원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딸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 장난인 줄 알았지만 병원에 가보니 심각했다. 딸 보미는 죽다가 살아났고, 심지어 뺑소니 사고였다. 유일한 목격자는 어머니와 강아지 앵자 뿐이었다.
친척 누나 송 원장이 보미를 돌보다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사고가 터진다. 누군가 산소호흡기 코드를 뽑아버린 것. 어머니를 의심한 두원은 그저 어머니가 원망스럽다. 딸 보미까지 빼앗아 가려고 한다며 큰소리를 치며 운다.
두원의 사정은 이랬다. 어머니의 치매로 인해 보미 동생 둘째가 유산되었고, 부인도 도망가 버린 것이다. 이제 보미까지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나가 어머니 문희에게 인연을 끊자며 큰소리를 친 이유다.
두원은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친한 형 강형사에게 도움을 청하자, 그는 적극 조사하며 도와준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중얼거리는 것에서 힌트를 얻는다. 자꾸 엉덩이가 크다는 이야기는 앞에 있는 간호사가 아니라 TV에 나오는 산타페였다.
또한, 현장에서 어머니의 오락가락한 기억을 되살려 차가 들이받은 곳을 살핀다. 희미하게 '15'가 보인다. 번호라고 추리해 차량 범위를 좁힌다. 모든 CCTV를 본 강형사는 아직 발견을 못했다. 그래서 두원은 CCTV 밖 모든 곳을 돌아다닌다.
찾고 또 찾고 폐차장까지 뒤지지만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문희가 카센터에서 차량 목록이 적힌 칠판을 보며 무언가 표시를 하는데, 그것을 본 두원은 힌트를 얻는다. 평소 중얼거리던 11:55분이 시간이 아니라 차 번호였던 것.
옆에 있던 차량에서 떨어져 나온 부품과 어머니 문희가 가지고 있던 차량 부품을 대조해 보니 일치한다. 이 카센터에서 뺑소니 차량을 고친 것이다. 결국 사장은 범인의 신상을 털어놓는다.
문희가 가진 차량의 일부 조각은 이랬다. 사고 당일 유일한 목격자인 문희는 자신의 치매를 알기에 찰나에 단서로 쓰일 것을 생각하고 부서진 차량 조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초코파이와 끈으로 묶어놓았던 것
3. 영화 《오! 문희》 결말 (스포)
치매에 걸린 문희는 유독 초코파이를 좋아했는데 그건 아들 두원이 좋아했기 때문. 과거 두원이 태어났을 때 한쪽 손의 손가락이 6개였다. 남편은 병신이라며 소리쳤고, 문희는 참지 못해 두원의 손가락을 자른 것. 그게 상처로 남아 있다.
다시 두원은 뺑소니범을 찾아 나서지만, 때마침 범인이 자수를 해온다. 하지만 범인을 본 문희는 아니라고, 아니라고 소리친다. 문희는 머릿속에 장면이 스친다. 누군가 보미의 산소호흡기 코드를 뽑는 것을. 손목에 시계도 보인다.
그 시계의 주인공은 두원을 격려해주고 도와주던 강형사였다. 문희는 그를 찾아가 닦달하지만, 강형사는 그녀를 잡아다가 목을 매달고 떠나다가 두원과 마주친다. 두원도 그가 범인임을 알았던 것.
자수했던 여자는 두원의 고객이었는데, 그 보험 서류를 보니 강형사의 이름이 같이 적혀있었던 것. 몸싸움을 벌이다가 두원이 위기에 처하는데, 이때 문희가 포클레인을 끌고 나와 강형사의 차를 뒤엎는다. 천장이 무너져 살아났던 문희였다.
그렇게 강형사는 체포되었다. 훗날 문희는 또 나무에 올라가 목을 매단다고 아우성치며, 두원은 그녀를 달래며 영화는 끝난다.
4. 영화 《오! 문희》의 교훈
4.1 자식이 뭔지
영화 속 두원은 자신의 딸 보미를 끔찍이 생각한다. 자신의 일도 그만둘 각오를 하면서, 딸이 낫기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기세다. 아니나 다를까, 경찰 측에서 CCTV를 다 분석해보아도 찾을 수 없다는 소리를 듣자, 몸으로 뛴다.
사고가 일어난 지점으로부터 시작해서 가능성 있는 모든 길을 탐색한다. CCTV가 없는 곳을 찾아서 말이다. 산타페라는 단서만 가지고 세상 동네방네 산타페를 다 뒤진다. 결국 실마리를 얻게 된다.
자식에 관련된 일이 아니었다면 두원은 이렇게까지 했을까? 아무리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도 이처럼 열정적으로 하기는 어렵다. 그것도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으로 말이다. 옛 말에 나이가 어려도 자식이 있으면 어른이라는 말이 맞는 듯하다.
4.2 치매란 정말 무서운 병
문희는 치매에 걸렸다. 아주 잠깐 제정신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하루의 90%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다. 치매는 자신이 그동안 살아왔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이 정말이지 너무 무서워 보인다.
내가 나임을 알 수 있는 것은 모두 기억 때문이다. 이 기억이 사라지면 내가 나를 인식할 수 없다는 말인데, 곧 죽은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죽었다가 살 붕장어를 반복하는 삶이 정말 무서워 보인다.
아직은 젊어서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지만 적어도 치매만은 걸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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