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1막 먼저보기
1. 폴로니어스의 자식 사랑법
(줄거리)
폴로니어스는 시종 레날도를 불러 프랑스로 떠난 레어티즈를 만나기 전에 그의 행적을 탐문해 보라고 지시한다. 그 말인즉슨, 어떤 상대방에게 레어티즈를 모르는 척 험담을 해보라는 것이다. 만약 레어티즈를 아는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응이 맞장구를 친다든지 등의 행동을 보인다면 바로 그것으로 그의 행태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레날도에게 폴로니어스는 자식의 행적을 알고 싶은데,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레날도가 나가고 오필리어가 헐레벌떡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방금 햄릿 왕자님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서 너무 무섭다는 것이다. 갑자기 자신의 방안에 햄릿이 들어와 앞가슴을 풀어헤치고, 핏기도 없는 얼굴에 두 무릎을 떠는, 마치 지옥에서 돌아온 사람 같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필리어 손목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한편 다시 눈길을 돌리고 나가버리는 등의 이상한 행동이 너무 무섭다는 것이다.
잠자코 듣던 폴로니어스는 그것이 상사병이라고 단정 짓고, 최근 햄릿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를 묻는다. 오필리어는 그저 지난번 아버님이 시키는 대로, 편지를 돌려보내고 만나자는 것을 거절했을 뿐이다.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던 폴로니어스는 전하께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
폴로니어스는 자식 사랑의 한 방법으로 그들의 삶에 개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레어티즈의 삶에는 간접적으로 개입을 하고, 오필리어에게는 직접 개입을 한다. 이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좋은 쪽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직접개입이 차라리 간접개입보다는 나은 것 같다. 적어도 당사자가 개입 사실을 알고 있다는 측면에서 말이다.
2. 햄릿 왕자의 실성과 폴로니어스의 야망
(줄거리)
햄릿 왕자의 옛 친구들인 로젠크랜스와 길덴스턴이 왕의 부름을 받고 궁에 들었다. 왕은 햄릿이 근래 전혀 딴 사람이 되었다며, 두 사람이 햄릿을 찾아가 그 연유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마친 폴로니어스가 노르웨이 파견한 사신의 희소식을 연유로 등장하는데, 햄릿의 실성 원인을 알아내었다고 한다. 이를 듣던 왕비는 햄릿의 실성 원인이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자신과 현 왕의 급작스러운 결혼 때문이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한다.
폴로니어스는 햄릿 왕자가 실성한 것이 분명하지만 그 연유가 자신의 딸 오필리어 때문이라고 말한다. 딸에게 보낸 햄릿 왕자의 사랑의 편지까지 가져와 읽어 보이는데, 그 내용이 절절하다. 한편, 폴로니어스는 지속적으로 왕에게 자신이 이렇게 아뢰는 것에 대한 충심을 말한다. 딸과 햄릿의 상황을 이용한 자신의 야망을 드러낸 것일까. 자신이 말한 것 치고 그렇지 않은 적이 있었느냐며 이번에도 역시 맞을 것이고, 아니라면 자신의 목을 내놓겠다는 말까지 한다.
이때 햄릿이 등장하며 왕과 왕비가 숨고, 폴로니어스가 햄릿에게 대화를 건넨다. 햄릿은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고 비유적인 말을 쏟아낸다. 미친 척을 하려고 하는 듯하다. 폴로니어스에게는 그 말의 내용으로 보아 분명 실성한 것 같은데, 말에 조리가 있고, 이따금씩 아주 그럴싸한 대답을 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대화를 마무리하며 떠난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길덴스턴과 로젠크랜스가 햄릿에게 인사를 건넨다. 안부를 주고받음과 동시에 햄릿은 폴로니어스에게 그랬듯 듣기에도 어려운 비유적인 말을 쏟아내고, 또 급기야는 이곳에 찾아온 연유를 묻는 것이 아닌가. 자신들의 목적을 간파당해서인지 당황한 이들은 왕자님을 뵙고자 왔다고 둘러대지만, 이미 햄릿은 누가 시켜서 온 것인지를 짐작하고 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결국 이실직고를 한다.
(생각)
왕은 왕비 눈치를 보며 햄릿을 챙기는 것으로 보이며, 왕비 또한 햄릿의 실성 이유에 자신을 포함시켜 추측한 것은 역시 자신의 행동이 그리 바르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누군가가 크게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그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왕비는 자식인 햄릿의 상심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소중하지 않았나 싶다.
폴로니어스는 딸 오필리어를 이용해서 자신이 충심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듯보인다. 출세를 하려는 아버지의 욕망이다. 순전히 딸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자신의 출중함을 의도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장면이 꽤 많다.
3. 비극단의 등장
(줄거리)
로젠크랜스는 햄릿을 만나러 오는 길에 유명한 비극단 일행을 만났다. 그들은 햄릿 왕자에게 연극을 보여드리기 위해 길을 가고 있었고 이들은 우연히 마주쳤다. 이 사실을 안 햄릿은 그 유명한 비극단이 왜 지방 공연을 하느냐며 의문을 갖자 로젠크랜스가 그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근에 소년 극단이 생겼는데 크게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일부 부정한 방법들도 동원되면서 인기 많던 비극단을 하루아침에 몰아낸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루아침에 왕의 자리가 바뀌면서 쳐다보지도 않던 왕의 초상화가 비싸게 팔리는 것들을 생각하던 햄릿은 문득 자연의 이치를 넘어서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폴로니어스가 다시 등장하며 햄릿과 함께 비극단의 공연을 일부 관람한다. 진짜 같은 그들의 연기에 감탄한 햄릿은 자신의 복수를 생각한다. 죄지은 놈이 연극을 보다가 하도 근사하게 꾸며져 감동된 나머지 제 죄상을 다 털어놓는 것처럼 말이다. 햄릿은 유령으로부터 들은, 아버지가 살해당한 장면과 유사한 연극을 하게 하도록 일을 꾸밀 작정이다.
(생각)
자연의 이치를 거스른다는 것이 무엇일까.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무엇이 인간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서 그 흐름대로 가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연의 이치대로라면 비극단은 인기를 유지하고 선왕도 살아있어야 한다. 소년 극단의 욕심과 부정이, 클로디어스 왕의 욕망과 욕정이 자연의 이치를 거슬렀다. 결국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며 아니 인간의 과한, 잘못된 욕심뿐이다.
3막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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