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3막 먼저 보기
1. 클로디어스 왕의 속셈
(줄거리)
왕비는 왕에게 폴로니어스가 햄릿의 손에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왕은 슬픔보다는 자신 역시 그곳에 있었다면 큰 일을 치를 뻔했다며 안도하는 듯하다. 왕비는 자신이 낳은 자식이기에 햄릿 역시 살해하고 눈물을 흘렸다는 거짓을 이야기하며 은근히 감싸고, 왕은 눈엣 가시 같은 햄릿이지만, 왕비 눈치를 보며 도대체 이 참사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궁리한다.
왕에 명령에 따라 길덴스턴과 로젠크랜스가 햄릿을 찾았다. 폴로니어스의 시체를 찾아 성전으로 옮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햄릿은 순순히 내어주지 않는다.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를 쏟아내며 자신을 왕에게 안내하기를 청한다.
왕은 햄릿에게 폴로니어스의 시체가 어디 있느냐고 묻지만 햄릿은 역시 동문서답을 할 뿐이다. 이를 뒤로하고 왕은 햄릿에게 즉시 영국으로 떠나라며 명을 내린다. 이미 배편은 마련된 상황, 햄릿은 알겠다며 왕을 보고 인사를 하지만 절대 그를 아버지라 부를 수는 없는 햄릿이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어머니"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왕은 말한다. 모든 절차를 취해 놓았으니 너희들은 어서 햄릿의 뒤를 따라가라. 로젠크랜스와 길덴스턴이 즉시 길을 나선다. 왕은 자신이 영국의 왕에게 전한 서신을 떠올린다. 그 내용인 즉 "친서에도 명시해 놓았지만 요는 햄릿을 즉각 없애달라는 것, 영국 왕이여, 어김없이 거행하렸다." 그렇다 왕은 햄릿 암살의 계획을 세운 것이다.
(생각)
왕은 역시 왕비의 눈치를 본 것이었다. 겉으로는 햄릿의 일을 무마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척 하지만, 뒤로는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으니 말이다. 겉과 속이 100% 동일한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억지를 좀 부린다면 왕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형을 죽인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자신의 목숨에 위협을 주는 자가 왕비의 아들이라도 가만둘 수는 없을 것 같다.
2. 명분과 의지가 있다면
(줄거리)
노르웨이의 왕자 포틴브라스가 덴마크 평야를 앞에 두고 있다. 영내를 통과하게 되었으니 허락을 구하는 차원에서 부대장을 덴마크 왕 클로디어스에게 문안 인사를 보낸다. 과거 선왕 시절 노르웨이는 덴마크의 공격을 받아 영토를 잃은 적이 있었다. 이를 회수하고자 병사를 모으고 있었는데, 현 노르웨이 왕이 불같이 노하자 그만두었고, 이왕 모은 병력은 폴란드를 치기로 한 것이었다. 지금 폴란드를 치기 위해 덴마크를 통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햄릿은 떠나는 중에 노르웨이 군사들을 발견하고, 부대장과 마주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아무 이득도 없는 쥐꼬리만 한 땅덩어리를 치러 간다는 것이다. 얻어도, 잃어도 의미 없는 땅이지만 서로 공격과 수비는 철저히 준비한 상황이라 듣는다.
이런 상황들에서 문득 햄릿은 생각한다. "듣고 보는 모든 것이 나를 책망하고 이 둔해진 복수심에 매질을 가하는구나" 자신의 복수에 명분과 의지와 힘을 다 갖추고 있음에도 적극 실행하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운 것이다. 저 군대들은 고작 작은 땅을 위해서 갈길을 가는데, 자신은 뭐 하고 있는 것인지, 더욱 결의를 다지는 햄릿이다.
(생각)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할 때에는 저마다의 명분이 있다. 그 명분 아래 의지를 갖고 일을 진행시킨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다 보면 그 명분은 희미해지고 그저 살아갈 뿐이다. 햄릿은 이를 의식했다. 복수를 위한 명분이 있고 처음에는 그 의지를 불태웠지만 어느새 먹고, 자고, 싸는 것 외에 하는 게 없는 자신을 짐승에 비유한다. 자, 당신이 어떤 명분으로 살아가는가?
3. 복수심에 불타는 레어티즈
(줄거리)
오필리어가 왕비를 찾아와서는 알아듣지 못할 말을 쏟아낸다. 당황한 왕비는 여러 말을 건네지만 소용없다. 오필리어는 맥락 없이 자기 할 말만을 쏟아낸다. 왕과 왕비는 그녀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의 죽음으로 인해 그녀가 실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기다가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 주었던 햄릿까지 떠나지 않았는가. 자신을 가장 아껴주던 사람들이 다 없어진 것이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왕은 근심이 있다. 덴마크 재상인 폴로니어스의 죽음을 두고 백성들의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너무 경솔하게 시체를 허겁지겁 매장한 것이 아닌지. 더욱이 그의 아들 레어티즈가 몰래 귀국했다고 하는데, 도무지 나타나지 않는 것도 상당히 신경 쓰인다. 누군가 그의 귀에 독을 넣는 인간들이 반드시 있을 것인데, 화를 입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때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린다.
레어티즈가 무장한 군중들을 모으고 왕을 찾는다. 너도나도 왕의 문을 열고 들어가려는 군중들을 진정시킨 후 레어티즈 혼자 왕을 만난다.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자는 왕일 것이라고 추측한 레어티즈는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왕은 자신이 폴로니어스의 죽음에 관여했다면 이 나라 왕관과 목숨까지 준다고 적극 해명을 한다. 왕은 레어티즈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한다.
(생각)
레어티즈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에 눈이 뒤집힌다. 왕이 죽였을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기에, 왕을 찾아가 죽이려고 하지 않았을까. 실제 왕이 그랬다면 왕은 레어티즈의 손에 죽게 되었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잃게 되면 그 무엇도 보이지 않게 되는 듯하다. 살아갈 의미가 없어진 자에게 무엇이 두려울까.
쥐도 막다른 곳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는 내용이 갑자기 떠오른다.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방이 크게 잘못을 해도 극도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막다른 곳에 몰린 사람은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른다. 물론 나나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4. 살인 음모 계획
(줄거리)
호레이쇼에게 어떤 선원들이 찾아온다. 어떤 편지를 가져왔다는데, 열어보니 역시 햄릿이다. 편재 내용은 대략 이렇다. 영국으로 가는 배에 탄 햄릿이 중간에 해적선을 만나 포로가 되었는데, 그들은 보답을 바라서인지 햄릿을 대우해 주었고, 현재는 말할 수 없는 이유로 이 편지를 쓰는 것이고, 또 편지를 왕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남긴다.
한편, 레어티즈에게 해명이 필요한 왕이 햄릿을 벌하지 못하는 두 가지 이유를 말한다. 첫 째는 왕비 때문이고, 둘 째는 백성이 햄릿을 지극히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한 선원이 왕에게 편지를 전하러 왔는데, 햄릿으로부터 온 것이다. 영국에 가지 못했고 귀국을 한다고 한다. 곧 보자는 이야기다.
햄릿이 온다는 이야기에 듣고 왕은 레어티즈의 복수를 부추긴다. 햄릿에 대한 분노가 더욱 타오르도록. 왕이 말한다. “햄릿이란 위인은 매사에 무관심하고 성미가 너그러워 술책이란 전혀 몰라..” 햄릿은 반드시 정당하게 싸울 것이라 예측한다. 반대로 자기들은 편법을 써서 죽일 기회를 노리자는 것이다. 칼에 독을 발라 스치기만 해도 죽게 만들고, 안될 경우 물에 독을 타는 방법까지 마련한다.
마침 오필리어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제 레어티즈는 슬픔을 넘어 담담하다. 레어티즈가 문을 나가자, 왕은 그의 뒤를 밟으라고 명을 내리며 말한다. “저것의 격분을 진정시키느라 무진 애를 썼지만 언제 다시 뛰쳐나올지 모르는 성미..”
(생각) 햄릿은 백성들이 신뢰하는 사람이고 또 정의로우며 너그러운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매사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구태여 다른 사람일에 참견하지 않았다는 것이며,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사는 사람인 것 같다. 즉, 굉장히 올바른 사람이다. 이것을 모두 파악하고 계획을 짜는 왕의 지략 역시 대단하다. 레어티즈와 계략을 짜면서도 그를 죽이려든 레어티즈를 완전히 믿지 않고 경계하는 것에서도 섬세함이 느껴진다. 햄릿의 성품과 행실, 그리고 왕의 지략 역시 배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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