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의 유익함

영화《밥정》후기 및 결말(임지호, 2020) - 정성스러운 밥 한상의 나눔

728x90
반응형

영화 《밥정》 포스터

장르 : 다큐멘터리, 드라마

감독 : 박혜령

제목 : 밥정

출연진 : 임지호

개봉 : 2020.10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밥정》 후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인기다. 옛날 하정우 씨의 먹방으로 시작해 음식에 연관된 영상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 영화는 거기에 따듯함과 정, 그리움, 사랑을 더한 것 같다.

 

영화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우리가 평소 먹거나 TV에서 보고 접하는 음식과는 다소 다르다. 산에서 자연으로 자라는 나물들을 가지고 요리를 한다. 자연친화적이다. 진정한 웰빙이며, 먹고 싶은 충동이 하늘을 찌른다.

임지호 셰프의 음식

영화의 제목으로 유추를 할 수 있다. 밥을 서로 나누고, 정도 나누는 영화다. 영화 속 임지호 셰프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밥을 누군가에게 차려줌으로써 어떻게 행복을 느끼고, 보람을 느끼는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상당히 힐링이 되는 영화였다. 산 깊은 곳의 대자연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일상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도시에 찌든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풍경이고 환경이었다. 다큐멘터리의 영화, 꼭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영화 《밥정》 줄거리 (스포)

눈 발이 거세고, 눈이 많이 쌓인 산 위를 한 중년의 남자가 걷고 있다. 그는 주위에 듬성듬성 있는, 잡초로 보이는 풀을 뜯는다. 그는 이것들은 모두 추위에서 살아남은, 열을 내는 약초라며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임지호 셰프다.

추운 겨울에도 길을 떠나는 임지호 셰프

임지호 셰프라는 이름을 들어보지는 못했다. 사실 요리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인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듯보인다. 특히 건강한 식사를 만들기로 유명하신 듯한데,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40년째 세상을 도신다고 한다. 대단하다.

 

그는 산을 오르며 보이는 나물을 캐고, 떨어져 있는 열매를 줍고, 솔가지 등을 가방에 수북하게 집어넣는다. 보기에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임지호 셰프는 모두 약초로 보는 듯하다.

 

어느 바닷가에서 한 할머니가 무언가를 담고 있다. 임 셰프는 할머니에게 자연스럽고, 살갑고, 구수하게 인사를 건넨다. 마치 동네 이웃 같은 느낌이다. 할머니는 넉살스럽게 이 무거운 것을 좀 들어달라고 하자, 임 셰프는 흔쾌히 좋다고 한다.

바닷가에서 한 할머니를 만난 임지호 셰프

임 셰프는 할머니의 집에 도착한다. 짐을 내려놓기 무섭게 할머니는 임 셰프에게 한사코 고맙다며, 덕분에 편하게 왔다며, 담았던 것을 가져가라고 한다. 둘은 실랑이를 벌인다. 더 주려고 하는 할머니와 그만 주라는 임 셰프의 줄다리기다.

 

결과는 무승부. 임 셰프는 할머니에게 받은 것들을 가지고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 음식이 너무 맛깔스러워 보인다. 할머니와 음식을 나눈 뒤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또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을 올라가는 임 셰프의 눈에 멀리 한 할아버지가 보인다. 할아버지의 등에는 짐이 가득 실린 지게를 지고 있었는데, 그 지게는 조선시대에나 쓸법한 낡은 것이었다. 세상에는 우리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음을 느낀다.

임지호 셰프가 만든 음식

임 셰프는 할아버지와 또다시 실랑이를 벌인다. 지게를 한사코 자신이 지겠다는 임 셰프다. 어릴 적부터 지게를 지는 것은 자신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결국, 임 셰프의 승리로 끝났다. 그것은 서로의 짐을 바꾸는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집에는 할머니가 있었다. 임 셰프는 마치 자신의 어머니인 마냥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아까 주운 솔방울로 육수를 끓여 국수를 두 분에게 대접한다. 두 분은 처음 본 사람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다며 행복해한다.

 

국수는 정말 맛있어 보였다. 솔직히 저 국수를 한 번 맛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영화 속 음식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임 셰프는 또다시 다른 곳으로 향한다. 저 멀리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한 할머니가 보인다.

 

할머니가 쭈그리고 앉아서 나물을 캐고, 또 다듬고 있다. 임 셰프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자신이 나물을 캘 테니 할머니는 다듬으라고 한다. 그리고 할머니가 안쓰러웠는지 자신의 가방을 바닥에 놓고 앉아서 다듬으라고 권한다.

김순규 할머니에게 다가간 임지호 셰프

할머니는 앉으니 편하다며 웃음을 짓는다. 임 셰프는 그것이 마냥 뿌듯하고 좋은가보다. 웃음이 한가득이다. 할머니의 이름은 김순규다. 둘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할머니를 따라 할머니의 집으로 갔다.

 

할머니의 집에는 역시 할아버지가 있었다. 두 분은 지리산에서 산지 오래된 듯보인다. 할머니가 아까 따온 나물을 가지고 구수한 국을 해주셨다. 임 셰프에게 할머니는 정을 느끼는 듯하다. 임 셰프는 국에 밥을 말아먹으며 진한 맛을 느낀다.

 

밥을 다 먹은 임 셰프는 나물을 조금 캐오겠다며 바구니를 들고나간다. 임 셰프는 각종 나물을 캐고 있는데, 따라온 할머니가 먹을 수 없는 것들을 구별해준다. 임 셰프는 이것들은 사실 다 먹을 수 있다며 건강에 매우 좋다고 설명한다.

 

임 셰프는 할머니가 먹을 수 없는 것으로 알았던 나물들로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아주 넉넉하게 한 상을 보아 근처 주민들을 다 모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주변 마을 사람들의 큰 잔치 아닌 잔치가 시작되었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이 보이는 나물을 캐는 임지호 셰프

그렇게 마을의 주민분들이 식사를 마치고 돌아갔다. 그리고 이제 임 셰프는 떠나야 한다. 김순규 할머니는 임 셰프에게 따뜻한 정을 느꼈는지, 아들이 왔다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임 셰프는 다시 떠난다.

 

임 셰프가 이렇게 떠돌아다니게 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유독 어머니를 그리워했는데, 사실 그에겐 어머니가 두 분이다. 친어머니, 그리고 양어머니다. 친어머니를 보지 못했기에, 그 주위의 사람들이 어머니의 먼 친척이라고 생각해서다.

 

산 주위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어머니의 핏줄이라고 생각하며 밥 한상 차려주는 게 임 셰프의 행복이다. 한편으론, 지금의 양어머니를 생각하면 죄송스럽고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눈물이 흐른다. 새삼 내가 불효자가 된 듯하다.

 

어릴 적 양어머니가 친어머니가 아님을 주위에서 듣고 사람들과 많이 싸우기도 했단다. 그러나 고인이 된 셋째 누나의 말에 의하면 양어머니는 임 셰프를 낳은 자식보다 더 귀하게, 가슴으로 키웠다며 많은 정을 주셨다고 한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임 셰프는 다시 김순규 할머니를 찾았다. 할머니를 처음 뵈었을 때는 정정하셨지만,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서도 잘 걸어 다니지 못하신다. 할머니는 그저 나이가 먹었으니 당연하다고 한다. 임 셰프는 마음이 안 좋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밥 한상을 대접하며 반찬을 먹여주는 임셰프

할머니의 주름살이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는 임 셰프. 그는 다시 밥상을 차려 두 분에게 대접한다. 아들처럼 할머니 입에 반찬을 계속 넣어주는 모습이 아름답다. 정말로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3. 영화 《밥정》 결말 (스포)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임 셰프에게 이 영화의 감독으로 보이는 사람(추측)이 전화를 걸었다. 할 말이 있다며 선생님을 찾아뵙는다고 말이다. 그녀는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날 새벽에 임 셰프를 만났다.

 

찾아온 그녀의 앞에서 임 셰프는 맛있는 간식거리를 만들고 있다. 할 말이 궁금하지 않느냐는 그녀의 물음에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해도 충분하니, 잠시 기다려달라는 뜻으로 말을 한다. 간식이 완성되고 그녀가 말을 시작한다.

 

김순규 할머니가 몇 달 전부터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임 셰프는 표정이 굳어지며, 잠시 말이 없다. 담배를 한대 태우기 시작한다. 마당에 나가 비가 쏟아지는 소리를 들으며 계속 생각에 잠겨있는 듯하다.

 

임 셰프는 지리산 마을의 주민을 찾았다. 그 말에 의하면 할머니가 빨래를 널었는데, 집게를 집지 않았다고 다시 걸어가다가 쓰러지셨다고 한다. 그리고 일어나지 못한 것이다. 김순규 할머니는 그렇게 돌아가셨다.

 

친어머니와 양어머니, 그리고 마음속의 어머니 김순규 할머니를 생각하며 임 셰프는 상을 차리기 시작한다. 낮부터 시작해서 그의 손은 쉬지 않는다. 밤이 되어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시각은 새벽 4시쯤이다. 다시 음식을 만든다.

김순규 할머니를 위한 108가지 상

할머니가 살던 집 마루에 접시가 빼곡하다. 난생 이렇게 많은 음식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영화 속에서는 세어보지 못하지만 영화 주요 내용을 통해 108가지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참 놀랍고 그 정성이 대단하시다.

 

그 음식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김순규 할머니를 생각하는 임 셰프의 마음일 것이다. 그렇게 제사상을 차리고, 할머니의 자식들과 친척들이 왔다. 너무 고맙다며 할머니의 딸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음식들을 다 함께 나눈다.

 

4. 영화 《밥정》 교훈

4.1 정성스러운 밥 한상의 나눔

임 셰프는 세상을 떠돌며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밥 한상을 대접한다. 그리고 정을 나눈다. 밥 한상이 곧 상대방과 정을 나누는 것과 같다. 밥을 정성스럽게 차려준다는 것은 상대방을 그만큼 생각하고 위한다는 뜻과 같다.

 

우리에게 항상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한가.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정도 이와 같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에게나 밥 한상을 정성스럽게 차려주지 않는다. 마음이 우러나는 상대방이어야 그 행동이 가능하다.

밥 한상으로 정을 나눈 김순규 할머니와 임지호 셰프

임 셰프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밥 한상을 정성스레 차려주는데,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할까? 옛말에 기분이 좋아야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이 있다. 같은 이치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에게 밥 한상을 정성스레 차려주면 우리의 마음도 그 사람을 위하고 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거나, 정을 나누고 싶다면 밥 한상을 정성스레 차려주어 보는 것은 어떤가. 반드시 두터운 정을 나누게 될 것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