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의 유익함

영화《69세》후기 및 결말(임선애, 2020) - 편견의 무서움

728x90
반응형

영화 《69세》 포스터

장르 : 드라마

감독 : 임선애

제목 : 69세

출연진 :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 김태훈, 김중기, 문정웅, 김정영

개봉 : 2020.08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69세》 후기

꼭 봐야 할 것만 같았던 영화였는데, 시기를 놓쳤었어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VOD로 나왔더라고요. 제목과 포스터, 그리고 요약 내용을 보더라도 짐작할 만한 내용이 맞지만, 그 세부적인 면을 보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효정의 작은 몸짓과 말에서 나오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면모가 인상 깊었습니다. 동인의 감정 연기 또한 시대의 어르신들의 삶을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영화 속 주인공 효정

영화는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외적인 요소보다는 주인공 효정과 동인이 내적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주로 그렸습니다. 그들이 갈팡질팡 끝에 선택한 길은 세상을 지배하는, 누구도 공감하지 않는 편견을 이겨내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효정과 유사한 상황에 처했더라면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주인공들에게 우리를 대입하여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꼭 한 번쯤은 봐야 할 영화인 듯싶어요.

 

2. 영화 《69세》 줄거리 (스포)

한 여자와 남자가 대화를 나눈다. 목소리가 젊은 남자와 나이가 조금 있는 여자인 듯하다. 남자는 물리치료사, 여자는 환자로 보인다. 남자는 여자의 다리가 예쁘다는 등, 전혀 노인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자의 목소리는 조금 당황한 듯 보이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자연스레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를 눈치챈 남자는 여자에게 죄송하다고 말한다. 남자는 29세의 간호조무사 이중호이며, 여자는 69세의 나이인 심효정이다.

 

며칠 후, 퇴원을 한 효정은 평소 즐겨하는 수영을 마치고 한 남자와 함께 밖으로 나온다. 그 남자의 이름은 남동인이며, 효정과 동거하는 사이다. 집에 돌아온 후 효정은 갑자기 화장실에서 구역질을 하는데, 불현듯 그때의 일이 떠오른다.

 

그 일에 대한 악몽이 계속되자, 효정은 경찰서에 간호조무사를 신고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사건의 전말을 동인에게 고백한다. 이에 동인은 효정을 도와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이른다. 그들은 곧 형사를 배정받았다.

고소장을 제출하는 효정과 동인

사건을 담당하는 고 형사는 효정과 대면 중이다. 가해자가 29세의 남자임을 알고 "미친놈, 친절이 과했네"라고 말한다. 그때 함께 온 동인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나 그런 말이 어디 있느냐고 따지자, 고 형사는 실언을 했다며 사과한다.

 

고 형사의 요청에 따라 효정은 정액이 묻은 옷을 찾으러 수영장 라커룸으로 갔다. 마침 수영을 끝내고 나오는 아주머니들은 효정을 보고, "몸매가 처녀 같이 늘씬해요"라고 말한다. 이에 효정은 늙은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한다.

 

한편, 고 형사는 이중호를 불러 심문하는데, 그는 성폭행이 아니라 서로 합의하에 했다고 주장한다. 고 형사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도대체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뭐가 아쉬웠냐는 등의 이야기를 계속 묻는다.

 

효정을 사랑하는 동인은 이중호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먼발치에서 그를 보자 흥분한 나머지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으며 화난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동인은 고 형사의 요청으로 경찰서에 들른다.

서재에서 생각에 잠긴 동인

이중호가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고 형사에 의하면 이중호는 효정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고, 몇 번 본 적도 있으며, 근처 마트에서 대화도 나눴다고 한다. 또한 효정에게 병원도 추천해줬다고도 했다.

 

고 형사는 효정의 치매를 의심하지만, 동인은 이를 적극 부인하며, 병원 추천 등은 효정의 동료 간병인 송미자 씨가 추천해준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고 형사는 간병인 업체에 알아봤으나 그런 사람은 없었다.

 

어느 날 집에 있던 효정은 동인에게 혹시 자신이 마트에서 이중호를 만났는데, 기억을 하지 못한 것이면 어쩌냐고 묻는다. 이에 동인은 그럴 리가 없지 않으냐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서 동인은 조금 혼란스러워 하기 시작한다.

 

효정은 수영장을 찾았다. 평소처럼 수영을 하고 있는데, 불현듯 그때의 일이 떠오른다. 수영장 레인 끝에 서서 멍하니 있는 그녀의 다리를 누군가 건드리자,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수영 연습 중인 어떤 어린아이였다.

수영을 하고 있는 효정

이중호의 가족들은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동인은 손님으로 다녀왔다. 그리고 이중호를 만나서 자백만 하면 선처해줄 것이라며 호소하지만, 이중호는 강하게 부인한다. 이에 동인은 최후의 경우 가족들에게 말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효정의 직업은 아픈 환자들을 간호하는 간병인이다. 전에 맡았던 할아버지의 간병을 다시 맡았다. 할아버지의 딸과는 제법 친한데, 그녀는 효정에게 아버지가 이제는 집적대지 않냐며 물어보고, 또 미안해한다.

 

거짓말탐지기 등 모든 것이 효정에게 유리한데, 나이 차이로 인한 개연성 부족 때문에 법원은 영장을 계속 기각한다. 고 형사는 그녀가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동인에게 말해준다. 동인은 상담사를 찾아 사실을 확인한다.

 

상담사는 그녀가 우울증으로 인한 치매 증상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준다. 그리고 성폭행 장면이 CCTV에 나왔더라도, 성폭행이라는 것을 효정이 증명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동인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에 잠긴다.

 

동인의 집에 변호사인 아들 현수가 찾아왔다. 현수는 너무 화가 난다. 동인이 죽은 아내의 제사를 잊어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효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왜 오늘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현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다.

 

3. 영화 《69세》 결말 (스포)

효정은 자신의 기억이 진실인지를 알기 위해 전에 일하던 병원의 수간호사를 찾았다. 송미자 씨는 정식 간병인이 아니어서 업체에서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했던 것이다. 병원 추천 또한 수간호사가 했다. 즉, 이중호가 거짓말한 것이다.

수간호사에게 모든 진실을 들은 효정

수간호사와 헤어지기 전 불현듯 생각이 났다. 이중호와 마트에서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고, 동인도 그때 함께 있었다. 이중호의 말이 맞았던 것이다. 효정은 고 형사에게 본 적이 없다고 했었는데, 참 암담하다.

 

효정은 하늘 펜션을 찾았다. 이중호의 가족이 있는 곳 말이다. 일을 마친 효정은 돌아가는 도중 이중호를 만났다. 그는 효정을 추궁하고, 밀치고, 욕하고, 남의 인생을 망칠 일 있느냐며, 기억이 나지 않느냐며 소리친 뒤 하늘 펜션으로 갔다. 

 

하늘 펜션에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그곳은 이중호의 처갓집이었는데, 아내가 임신 중이었다. 그의 장인은 미리 사놓은 아기의 옷과 물품들을 불 질러 버리고 있다. 그 안에 이중호를 고발한다는 고소장도 함께 말이다.

이중호와 마주친 효정

효정은 고민을 많이 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밝혀야 하는 이유는 자신은 죽은 사람이 아니라,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4. 영화 《69세》 교훈

4.1 편견의 무서움

효정은 성폭행을 당한 후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왜 그녀는 바로 말을 하지 못했을까요? 두려움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대중들에게 알렸을 때 자신에게 돌아올 화살이 무서웠을 것입니다.

 

이 세상은 보이지 않는 편견으로 무장되어 있어요. 이런 세상에서 살아온 효정이었기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였기에, 제삼자였다면 자신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이었기에 더욱 말을 할 수가 없었겠죠.

 

극 중에서도 고 형사는 사건을 듣고, 무의식 중에 "남자가 과도하게 친절했다"라고 말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도대체 그에게는 어떤 편견이 뿌리 박혀 있길래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것일까요?

 

나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외국의 문화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그 반대입니다. 아마도 모든 분들이 공감하실 듯한데요. 우리나라는 특히 사회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연애에서는 나이가 적을수록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세상의 편견과 싸우는 효정

지인들이 나이 어린 여자(남자)를 만났을 때의 반응은 어떤가요? 네, 계를 탔다거나,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거나, 도둑놈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자, 이런 의식이 무의식 속에 뿌리 박혀 있습니다.

 

그렇다면 효정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요? 네, 절대 그럴 리가 없다, 말도 안 된다, 있을 수가 있는 일이냐, 뭔가 착오가 있을 거다, 치매임이 틀림없다 등의 이야기가 나올 것입니다.

 

사실 일어나기 희박한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을 살다 보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마주하고, 그런 일들을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보도되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 편견과 마땅히 싸워야 합니다.

 

4.2 같은 말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욕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욕도 하나의 단어인데, 그것을 듣고 불쾌하지 않다면 욕이 아닐 것입니다. 아주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 욕을 종종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친근감의 표시로 웃어넘기지요.

 

반대로 욕을 하지 않았지만 불쾌감을 느꼈다면 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에 따라 욕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예를 들어 정말 아픈 사람에게는 아픈 것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보통 여자분들은 예쁘고 날씬하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말이란 것은 누구누구에게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나란 사람인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효정 역시 예쁘다는 말 자체를 싫어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영장에서 마주친 아주머니들이 효정을 보고 몸매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 그녀는 끔찍하고 무서운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그녀는 얼마 전 성폭행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고, 조금이라도 성적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 일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말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이지요. 상대방을 알 수 없으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