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메피스토》후기 및 결말(김동후, 2020) - 인간의 간사함

안녕하세요 꿈을 꾸는 자입니다. 영화 《메피스토》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메피스토》 포스터

장르 : 드라마, 스릴러

감독 : 김동후

제목 : 메피스토

출연진 : 이상보, 김초인, 이수민, 김병옥, 엄혜수

개봉 : 2020.09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메피스토》 후기

영화가 개봉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지만 상영하는 곳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 영화관들 마저도 영화를 내리기 시작하더니 설마 하는 마음에 인터넷을 뒤져 보니  VOD로 나왔더군요. 감독님 속이 쓰릴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니 늦은 밤 11시쯤에 하는 반전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영화의 이야기 흐름이 솔직하게 조금 부자연스럽기도 하였고, 억지로 넣은 장면들이 꽤 있는 듯했어요. 그래도 끝까지 봤습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이미 중간부터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주 중요한 교훈임에는 틀림없지만 예측이 가능하기에 흥미진진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죠. 그래도 결말을 보고 싶은 욕구는 있었습니다.

 

영화의 배우분들은 솔직히 처음 봤어요. 들어본 적도 없죠. 배우분들에게 죄송하지만 연기인 것이 조금 티가 났어요. 오히려 조연 분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들이 있더라고요. 우정출연(?)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영화의 메시지는 많은 생각을 안긴 것에는 틀림없어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내용이지만 잊고 살곤 하죠. 저 역시 이 영화를 계기로 다짐을 하나 해야겠습니다. 지키지 못할 다짐이겠지만요.

 

2. 영화 《메피스토》 줄거리 (스포)

한 여자가 지나가던 중 달려오던 사람과 크게 부딪혀 넘어진다. 정신을 차리려는데, 부딪혔던 그 사람이 차 사고를 당해 사망한다. 크게 놀라는 그녀 수연에게 누군가가 다가와 우상 에셋이라며, 곤경에 빠지면 찾아오라며 말하고 떠난다.

넘어져 있는 수연에게 다가온 한 남자

그 남자를 보는 것이 처음이 아니었을까. 당황한 기색은 있지만 황당해 보이지는 않는다. 명함을 받아 들고는 급하게 뛰어간다.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말이다. 사연이 있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한 남자가 공사판에서 일을 마치고 복싱 체육관 앞에 섰다. 꽤나 망설이는 것으로 보아 사연이 있어 보인다. 곧 대화로 그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는 복싱선수였으나, 큰 사고를 치는 바람에 선수 정지를 당하고 감방을 다녀온 태석이다.

 

수연은 다니던 미술관의 사정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녀의 표정은 유독 하늘이 무너지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하고 있었다. 태석이 들어온다. 그렇다. 둘은 연인 사이이다. 둘 다 썩 되는 일이 없어 보인다.

 

한편,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라면을 먹으며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태연한 표정과 능숙함은 항상 하던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캡처해 자신의 것으로 위장해 올린다. 거짓된 삶으로 무장한 것일까.

공사장에서 고민하는 태석

어떤 삶의 환경에서 지내고 있기에 삶 자체를 거짓으로 만드는 것일까. 자신이 경험하는 삶보다는 남에게 보이는 삶이 최고라고 여기는 가치관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그런 그녀의 이름은 지현이다.

 

수연은 곱게 차려입고 미술관을 찾았다. 하나의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는데, 그 그림에 사연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이름은 지영선이다. 그 사람은 누구일까.

 

지현은 화장실에 들러 교복을 벗고 원피스로 갈아입는다. 낯선 남자에게 받은 메시지를 보더니, 어느 모텔로 들어간다. 위험한 행동을 하려는 것일까. 그때 그녀는 남자가 샤워하고 있는 틈을 타 지갑을 슬쩍하고 자연스럽게 나간다.

 

지현은 수연의 동생이다(사실은 딸이다). 꼬리가 길면 잡힐 듯 그녀는 언니에게 들켰다. 수연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불행을 막기 위해 지난번 받았던 명함을 본다. 결심을 한 듯 연인 태석을 설득해 동행한다. 

 

수연과 태석은 따로 면담을 실시한다. 조금 의아한 태석이지만, 들어보기로 한다. 박탈당한 선수자격을 회복시켜준다는 이야기였다. 조건은 술과 담배를 끊는 것. 사실 믿지도 않지만 믿져야 본전이기에 해보기로 한다.

좋은 일만 가득한 수연과 태석

누구나 태석과 같은 상황에서 그와 같지 않을 수 있을까. 인생을 걸었던 직업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모든 것을 다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지옥의 길이라도 말이다. 그의 절박함은 누구보다 컸다.

 

태석과 수연의 삶은 변하기 시작했다. 모든 일이 술술 풀리며,  태석은 선수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수연은 다니던 미술관을 계속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일이 술술 풀려가자, 둘은 새 인생을 다짐하며 나날을 보낸다.

 

어떤 곳을 다녀온 뒤로 생기는 모든 운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정말 기적이라도 일어난 듯 처음에는 다녀온 곳을 찬양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모든 운이 더 이상 운이 아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지현 역시 좋은 일로 가득하다. 언니 수연과의 식사 도중 엄마라고 부르는데, 수연은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둘은 자매인 척 사실 모녀 관계인 듯보인다. 나이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데 무슨 일일까. 입양이라도 한 것일까. 의문을 자아낸다.

수연을 엄마라고 부르는 지현

태석은 막일판의 선배 영복을 보며 의아하다. 매일 하던 고스톱을 치지 않는 것이다. 무득 떠오르는 일이 한 가지 있었는데, 우상 에셋에서 영복을 봤던 기억이다. 그 역시 약속을 했을 건데, 그게 바로 노름을 끊는 것일까. 하고 생각한다.

 

태석은 자신이 약속했던 담배와 술이 절실하게 생각난다. 하지만 얼마 전 영복이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고개를 젓는다. 고스톱을 쳤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 생각도 잠시 점점 의지가 약해지기 시작한다.

 

그는 점점 합리화를 하기 시작한다. 술과 담배를 하기 위해 온갖 핑계를 대기 시작한다. 선배 영복은 우연의 일치로 죽은 것이며, 자신이 잘 되는 상황은 우상 에셋과 관계없다고 생각해 버린다.

 

우리가 절박한 상황에서는 그 상황만 해결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마냥 행복할 것 같다. 정말 해결되고 나면 어떨까? 이제 그때의 그 절박했던 나는 온데간데없다. 인간의 간사함은 불변의 법칙 같은 것이다.

복싱을 다시 시작한 태석

지혜롭던 우리의 조상들은 인간의 간사함을 일찌감치 깨우치고 후손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는가.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생각은 확실히 다르다. 이것을 몸소 체험하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3. 영화 《메피스토》 결말 (스포)

태석은 결국 담배와 술에 손을 대고 말았다. 그러자 안 좋은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지만, 역시 우상 에셋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지인에게 동의를 구하러 다니기도 한다. 

 

태석이 우상 에셋에게 보증으로 내건 것은 자신의 팔이었다. 그 팔을 누군가가 자르러 왔지만 도망치는 데에 성공한 그는 집에서 수연을 부르며 떠자 나고 한다. 그런데 수연은 왜 약속을 지키지 않았냐며 그를 칼로 찌른다.

 

그때 우상 에셋에서 만났던 한 남자가 나타난다. 수연에게 이번에도 실패했다는 말을 하고, 저주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야기한다. 도대체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수연은 긴 사연을 가지고 있었다.

일이 술술 풀리는 태석

수연은 100년도 넘게 살고 있으며, 늙지도 죽지도 않는 저주에 걸린 상태였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약속을 지킬 남자가 필요했는데. 태석이 6번째 남자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결과는 동일했다. 

 

수연은 다시 그림을 보러 갔다. 지영선이라고 쓰여 있는, 자신의 과거 이름이 적힌 그림 말이다. 그 작품은 100년 전에 자신이 악마와 계약하고 만든 작품이었다. 그 저주를 지금껏 풀지 못한 그녀다. 그녀는 또다시 약속을 지킬 남자를 찾는다.

 

4. 영화 《메피스토》의 교훈

4.1 인간은 간사함의 동물

인간은 간사한 동물이다. 상황이 바뀔 때마다 꾀를 부리는 것이 인간이다. 원하던 물건을 사면 행복할 것 같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세상이 행복할 것 같지만 그것은 며칠 가지 않는다. 또 다른 것을 원하고 이는 영원히 반복될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없다.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다만 예방을 할 수는 있다. 우리의 간사함을 알기에 쉽게 다짐과 약속은 피하자. 어차피 지킬 수 있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좌절하며 그림을 쳐다보는 수연

4.2 누군가에게 기대하지 말자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간사함을 알았다. 우리의 다짐은 아주 일시적이며 실패할 것을 아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을 바꾸려 한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장 남에게 어떤 행동을 기대하는 것을 그만두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