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의 유익함

영화《나를 구하지 마세요》결말(정연경, 2020) - 빚의 무서움

안녕하세요 꿈을 꾸는 자입니다.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 포스터

장르 : 드라마

감독 : 정연경

제목 : 나를 구하지 마세요

출연진 : 조서연, 최로운, 양소민, 선화, 이휘종, 이선희

개봉 : 2020.09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 후기

영화는 초등학생인 선유와 그녀의 엄마 나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가장 없는 집안에서 그들은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데, 그 아픔이 어떻게 수면 위로 드러나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선유는 아직 초등학생임에도 너무 많이 안다. 주변에 생각 없이 노는 것처럼 보이는 정국이 너무 부러울만하다. 어린 나이의 집안을 걱정하고 엄마를 걱정하고, 할 생각들이 너무 많다. 어린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 가정의 환경이 얼마나 아이를 바꾸어놓을 수 있는지를 확실하게 알았다. 정말 사람은 환경이 중요한 듯하다. 사랑을 받고 자라는 정국은 걱정 없이 매사에 자신감과 활기참을 유지한다. 반면에 선유는 반대다.

반 아이들과 친해지려는 선유

영화 속 남편의 죽은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빚 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남편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희 역시 많은 돈을 빌린 것 같지만, 남편이란 사람의 무책임함이 보인다.

 

죽은 사람은 편하겠지만, 짊어지고 있던 짐을 고스란히 아내와 딸에게 넘겨주는 것이 어찌 남편이며, 가장이며, 아빠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동정을 하고 싶어도 차마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2.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 줄거리 (스포)

선유는 엄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중이다. 그런데 선유는 전화 통화 중인 엄마에게 다급한 말투로 아빠에게 받은 문자를 보여준다. 전화를 급히 끊고 목적지를 바꾼다. 아빠가 자살을 한 것이다.

 

어느 강촌 저수지에서 선유는 통곡하는 엄마 나희를 바라보고 흐느낀다. 시간이 흘러 그들은 먼 곳으로 이사를 갔다. 선유는 그렇게 전학을 가고, 엄마를 새 일자리를 찾기 위하 분주하다. 왜 이사를 가야만 했을까.

 

선유는 학교에 가서 자기소개를 머뭇거리며 쭈뼛거린다. 아이들이 낯설다. 이전 학교에서 심하게 왕따를 받았던 선유이기에 더욱 그렇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나가야 하는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반장의 짝이 된 그녀는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 아빠의 일로 놀림감이 되었던 상처를 여기서도 받을 순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유독 밝은 아이가 보인다. 정국이라는 아이는 장난꾸러기에 매사에 긍정적으로 보이는 친구다. 왠지 부럽다.

저 멀리 보이는 미술 학원에 취직했다는 나희

선유의 엄마 나희는 고깃집에 취직을 했다. 딸 선유가 돌아와서 이를 자랑하지만, 차마 고깃집이라는 말 대신 미술 학원이라고 말한다. 딸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했던 마음이었을까. 마침 그녀의 친구가 찾아온다.

 

인경은 나희의 동창이고, 매우 친한 사이이다. 그녀가 온 이유는 평소 왕래를 하기는 하지만 돈 때문이다. 그녀에게 큰돈을 빌렸는데 갚지 못하고 있어 미안하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과 자신도 빌려준 돈을 못 받고 있다고 얘기한다.

 

정국은 선유에게 계속 눈길이 간다. 그녀와 친해보려고 노력하지만, 반응이 냉랭하다. 그녀에게 무슨 아픈 사연이 있는 것만 같다. 노력 끝에 그녀와 말을 섞고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했다.

 

정국이 보기에 선유는 낯가림이 심하고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놀이공원에서 혼자 머뭇거리는 그녀에게 안도감을 주기 위해 모두를 선동하여 범퍼카를 타러 가기도 한다. 초등학생 정국의 마음 씀씀이가 어른은 저리 가라다.

선유와 조금 친해진 정국

엄마의 친구 인경 언니가 놀라웠다.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하는데, 들어보니 돈을 갚아달라는 것이다. 엄마의 병원비가 급히 필요한 것이 이유이다. 나희는 너무 미안해 눈물을 흘리며 반지를 빼주는데 택도 없다. 그렇게 친구를 떠나보낸다.

 

빚이 얼마나 많은지, 끝도 보이지 않는다. 나희는 공장에서의 알바도 시작했다. 너무 힘들다. 몸이 축나기 시작해 집에 오면 그저 눕고 싶은 그녀다. 남편의 생명 보험금도 이미 가압류당한 지 오래다.

 

남편의 시어머니가 선유의 학교를 찾아갔다고 연락이 와 급히 뛰어간다. 또 시작이다. 남편이 그렇게 간 후로 자주 이러신다. 선유를 보러 왔다고 하지만, 실상 생명 보험금을 어찌해보려는 것이다. 이미 가압류당한 것을 어찌하겠는가.

 

선유는 지난번 얼핏 들었던 엄마에게 돈 갚지 않고 있는 친구분을 찾아간다. 정국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의 슈퍼를 들어가니 자신을 반갑게 맞아준다. 그런데 이미 엄마 돈을 갚았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엄마가 거짓말을 했다.

친구 인경에게 자신의 반지를 빼내어 주는 나희

선유는 곰곰이 생각한다. 엄마가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누군가에게 빌렸지만, 자신도 누군가에게 빌려줬음을 인식시켜서 동정을 구하려고 한 것일까. 무엇이었을까. 한창 놀 나이인 그녀는 이런 생각을 했지 않았을까.

 

선유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사는 정국이 부럽다. 해맑게 웃는 그는 아이스크림을 사준다고 한다. 같이 먹고 또 바꿔먹기도 한다. 정국은 바꾸어 먹는 그녀에게 친근감을 느껴 더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집에 오니 엄마가 너무 고통스러워한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느낌으로 안다. 엄마가 아빠를 보러 가고 싶다고 한다. 그 아빠가 죽었던 강촌으로 말이다. "혼자 갈까? 같이 갈래?"라고 묻는 엄마에게 선유는 같이 가자고 한다.

 

정국은 느낌이 이상하다. 어제 선유가 마치 작별인사를 하는 듯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집 주소로 찾아가 보지만, 이사를 하고 있다. 물어보니 모든 짐을 버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더 불길하다.

딸을 끌어안는 나희와 슬픈 선유

3.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 결말 (스포)

정국은 엄마에게 사실을 알리지만, 어른들에게 맡기고 가만있으라고 한다. 창문으로 뛰쳐나간다. 그녀의 다이어리를 보니 "나를 구하지 마세요"라는 글귀가 보인다. 지난번 수영장에서도 잠수를 하고 나오지 않으려 했던 것을 떠올린다.

 

저수지 바로 위 끊어진 다리에서 엄마는 사실 놀러 온 게 아니라고 한다. 선유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안다고 대답한다. 엄마는 눈물이 쏟아진다. 선유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저기 멀리서 소리가 들려온다.

 

강촌으로 엄마와 놀러 간다는 사실을 안 정국은 다급하게 뛰어간다. 겨우 찾은 그들을 발견하는데, 저수지 위 끊어진 다리 위에 있다. 애타게 선유를 부른다. 같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고. 약속했지 않냐고. 돌아오라고.

 

선유가 서있던 다리가 부서지면서 둘은 물속에 잠긴다. 나희는 딸 선유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바라본다. 이렇게 예쁘고 귀한 아이를 내가 사지로 몰고 가는 것인가. 그 짧은 찰나 많은 생각에 스쳐 지나간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선유와 정국

너무 귀한 자신의 딸이 세상의 꽃을 피워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였을까. 그녀의 눈빛이 결의의 차기 시작한다. 물 수면 위로 보이는 빛을 향해 다리를 힘차게 접었다 피기 시작한다. 딸 선유를 꼭 끌어안고 말이다. 

 

얼마 후 정국과 선유는 어느 공원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활짝 웃는 얼굴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