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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유익함

영화《후쿠오카》후기 및 결말(장률, 2020) - 추억과 자유의 여행

안녕하세요 꿈을 꾸는 자입니다. 영화 《후쿠오카》를 보고 왔습니다.

 

 

 

장르 : 드라마

감독 : 장률

제목 : 후쿠오카

출연진 :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 야마모토 유키

개봉 : 2020.08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후쿠오카 후기

극장에 가는 길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 영화 상영이 시작하고 5분 후에 도착한 듯싶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이 이상한가 아니면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건가 했는데 계속 보다 보니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의도인지 아닌지 영화를 보면서 생각보다 많이 웃었던 것 같다. 소담은 제문의 말처럼 엉뚱하고 또라이 같은 행동이 많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해효와 제문의 대사에서 은근히 코믹한 요소가 많다. 개인 취향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최근에 봤던 영화들 중 가장 아리송한 영화였다. 장률 감독님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마음대로 해석할 수는 있지만 그 의도와 부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제문과 해효가 제일 정상이다. 아니다. 잘 모르겠다.

멀리서 누가 촛불을 끄는지 시합하는 세 사람

우리나라 사람들이 종종 가는 후쿠오카라서 여행의 느낌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후쿠오카 그 자체 배경은 그다지 나오지 않는다. 인물들의 대화와 묘한 행동들이 주이다.

 

소담의 자유분방함이 묘하게 부러웠다. 상식에 어긋나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그 상식은 결국 인간이 정한 것이다. 그것이 상식이라고 배워서 세뇌당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묘한 영화다.

 

카메라 촬영 기법은 잘 모르지만 조금 색다르다. 제문과 해효가 대화를 하고 있으면 누군가 몰래 다가와서 엿들으려는 듯 살며시 카메라가 그들에게 접근한다. 소담인 듯했지만 아닌 것 같고 마치 귀신인 듯하다.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이들이 주인공이라 너무 친숙했다. 다른 아트하우스 영화들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다소 생소한 것에 비해 말이다. 그래서 재미있는 드라마를 한편 보는 듯했다. 

 

2. 영화 후쿠오카 줄거리 (스포)

대학교 근처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제문과 단골손님 소담은 후쿠오카에 같이 간다.. 그에게 소담은 너무 엉뚱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또라이 같은 느낌이다. 후쿠오카에 오면서 모든 경비를 혼자 지불한 자신도 너무 이상하다. 홀린 듯하다.

 

제문과 소담은 한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 목적지는 없지만 일단 제문의 옛날 선배인 해효의 가게를 찾아 나선다. 일본 말을 못 한다면서 일본인에게 길을 묻고 알아듣는 소담은 역시 또라이. 결국 그녀를 따라 가게에 도착한다.

 

술집 사장인 해효는 제문을 보자마자 어이가 없다. 28년 만에 나타난 제문은 그에게 반가운 손님이 아니었다. 원수였다. 투덜투덜 술을 주며 안주를 준비하는데, 제문이 남의 이야기인 마냥 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이야기의 주인공인 제문과 해효는 한 여자를 같이 사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사귀었다. 당시 어이가 없던 둘은 삼자대면을 했으나, 그녀 순이는 둘을 모두 사랑한다고 했다.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자, 자퇴하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길을 걷다가 티격태격 브로맨스 하는 해효와 제문

해효는 제문에게 꺼지라고 하지만, 결국 둘은 밤새 술판을 벌인다. 좋은 얘기는 오가지 않으며 서로가 순이에게 우선순위였다고 우긴다. 엉뚱한 소담의 방해로 이야기는 끝나고 셋이 여행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셋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들은 커피숍에 간다. 소담은 둘이 요즘 남자들 같지 않다고 한다.  28년 세월을 그들은 추억하며 계속 이어가기 때문. 후쿠오카 출신인 그녀 때문에 여기 있는 해효, 제문이 운영하는 서점을 자주 왔던 순이 때문에 여전히 운영하는 헌 서점.

 

갑자기 소담이 나간다. 화장실이 아닌 어딘가로 간다. 해효와 제문은 또 순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가 잠자리를 가졌냐는 둥 또 서로 우기기가 끝나고 밖으로 나서지만 소담이 안 보인다.

 

해효는 "얘 어디 갔어?, 원래 이래?, 이상한 얘네"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자, 제안은 원래 또라이라고 하며 둘은 갈길을 간다. 소담은 놀이터에서 울고 있는 중국 아줌마와 이야기한다. 소담은 또 그녀와 대화가 가능하다.

 

갈길 가던 해효와 제문에게 소담이 보인다. 중국 여자와 대화하는 것 역시 이상하다며 셋은 다시 길을 걷는다. 셋은 아주 오래된 헌 책방에 간다. 주인장을 찾는 해효에게 여자 주인인 유키가 할아버지는 죽었다고 한다.

 

3. 영화 후쿠오카 결말 (스포)

해효는 엊그제 본 할아버지가 죽었다니 그 유키를 이상하게 여긴다. 소담은 책방 안 책장에 있는 인형이 눈에 끌린다. 왠지 모르겠다. 유키는 그녀가 일 년 전에 왔었다며 기뻐하고 인형을 주지만, 소담은 온 적이 없다고 한다. 역시 이상하다.

둘만의 시간을 갖는 소담과 유키

셋은 책방을 떠나 가락국수 집을 향한다. 소담은 역시 중간에 사라지고, 가락국수 집에 도착한 둘은 유키가 있는 것을 보며 합석한다. 소담이 들어온다. 뜬금없이 유키를 클로즈업하며 사진을 찍는다. 유키는 당황스럽다.

 

거리를 돌고 돌아 다시 해효의 술집이다. 또 순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는 소담은 셋이 연애를 하지 그랬냐고 한다. 둘은 기겁을 한다. 소담은 셋이 연애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왜 안되지?라고 갸웃거린다.

 

그다음 날 소담은 아주 높이 솟은 철문을 보고 저 위에서 바라보는 가게는 어떨지 궁금하다. 그래서 셋은 올라간다. 제문과 해효는 마냥 경치를 즐기지만 소담이 없다. 소담은 유키를 만나고 있다. 문득 둘은 멈추어서 키스를 한다.

 

제문과 해효도 내려왔다. 길을 걸으며 영화는 끝난다.

 

4. 영화 후쿠오카가 주는 고민

4.1 과거와 현재, 미래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해효와 제문은 28년의 세월을 과거 속에서 산다. 아직도 그날을 잊지 못한다. 순이와의 기억 말이다. 서로는 그걸 비웃듯이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하지만 마음은 주지 않은 듯하다.

 

우리는 모두 후회할 만한 일, 아주 강렬했던 기억, 굉장히 행복했던 추억들을 잊지 못하고 살아간다. 심지어 이들처럼 과거에 얽매이며 살기도 한다. 그런데 과거에 얽매인다는 것은 불행한 것일까?

 

꼭 현재를 살며, 미래를 바라보며 준비하는 삶이어야만 제대로 산다고 할 수 있는가? 보통 사람들은 현재를 소중하게 살라고 한다. 하지만 과거의 기억을 떠오르며 행복한 사람은 없는가? 그들은 순이를 생각하면 행복하다.

 

어느 것도 정답이 없는 것은 아닐까. 인간이기에 과거를 추억하며 행복하고, 현재를 살면서 즐길 수 있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고통의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인 듯하다. 정답은 없는 듯하다.

 

4.2 자유롭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 속 소담을 보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녀는 무엇이든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한다. 우리가 평소 말하는 하고 싶은 정도의 그것이 아니다. 이상한 사람, 또라이처럼 보일 정도로 자유롭다는 이야기다.

한껏 멋을 부리고 길을 걷는 소담

우리는 보통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그건 아니지", "그게 말이 되냐", "너 또라이냐", 등의 소리를 누구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하면 안 되는 것인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해도 되는 것은 아닌가?

 

소담이 예를 들어 셋이서 연애를 하면 안 되냐고, 재밌을 것 같다고 했는데 우리도 제문과 해효처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셋 이만 좋다면 가능한 것 아닌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말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