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범죄, 드라마
감독 : 홍의정
제목 : 소리도 없이
출연진 : 유아인(태인), 유재명(창복), 문승아(초희)
개봉 : 2020.10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소리도 없이》 후기
영화 포스터만을 보았을 때는 큰 범죄와 관련된 영화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살인하고, 토막 내고 하는 등 무서운 장면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죠. 그러나 생각보다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았어요.
오히려 범죄 영화보다는, 순수한 사람들의 이야기 같은 내용입니다. 교묘하게 잘 연결한 듯해요. 우선 잘 알려진 두 배우가 나와서 너무 좋았어요. 유아인 씨는 말할 것도 없고 유재명 씨는 정말 좋아하는 배우거든요.
극 중 유아인 씨의 대사는 한마디도 없었어요. 그런데도 그의 연기는 대단했습니다. 표정으로 말을 했거든요. 그 표정을 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다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것이 순수함을 표현한 의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화는 조금 아리송할만한 내용이 많았어요. 그래도 두 배우분들의 연기만을 보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저는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영화 《소리도 없이》 줄거리 (스포)
어느 시골의 시장 바닥이다. 두 남자가 트럭에 가득 담긴 계란을 팔고 있다. 한 중년의 남자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돈을 세고, 젊은 남자가 계란을 팔고 건네주는 돈을 거슬러주기 바쁘다. 젊은 남자는 말없이 계란을 팔기만 한다.
일을 마친 중년의 남자 창복과 젊은 청년 태인은 계란 장사를 마치고 트럭에 올라탄다. 피곤했는지 그새 곯아떨어진 태인을 창복이 투덜대며 깨운다. 집은 아니다. 어떤 건물인데, 빈 공터 같이 넓다. 작업장인 듯하다.
태인과 창복은 옷을 홀라당 벗더니 작업복으로 보이는, 무언가에 더럽혀질 것을 대비하는 옷차림으로 갈아입는다. 태인은 어떤 줄을 마구 당기는가 싶더니, 사람이 줄에 묶여서 공중에 떠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의 신속함은 이 일을 한 두 번 해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줄에 매달린 사람이 중얼거린다. 알아듣기는 어렵다. 이에 창복은 태인을 시켜 청색 테이프로 그의 잎을 틀어막는다. 마침 도착했다는 실장을 다리를 절며 보러 간다.
창복이 실장에게 굽신거린다. 꽤 젊어 보이는 이 실장이 작업을 시킨 모양이다. 실장은 일을 곧 시작할 테니, 나가 있으라고 한다. 태인과 창복은 작업장 뒤편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 태인은 계란을 세 개를 넣으려는데, 창복이 한 개를 뺀다.
무슨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일이 끝났다고 들어오란다. 아까 매달려있던 사람의 죽은 모습이 두 남자의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표정의 변화가 없는 창복과 태인이다. 실장은 너무 낮게 매단 것이 아니냐며 허리가 아팠다고 투덜댄다.
창복은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며, 팀장에게 아부한다. 팀장은 갑자기 사람 하나를 맡아달라고 한다. 창복은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며 거절한다. 그때 태인이 시체를 작업하다가 실장의 발을 건드렸다.
실장이 태인을 불렀고, 한바탕 할 기세이지만, 창복은 사람을 맡겠다며 화를 풀 것을 권한다. 태인은 말을 못 하는 청년이니 조금 이해해달라는 부탁도 빠뜨리지 않는다. 태인의 표정은 울상인지, 울화통인지 모르겠다.
다음날, 창복과 태인은 실장이 소개해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어디론가 향한다. 만일에 대비하여 태인에게 야구 방망이를 들게 하고, 조심스럽게 들어간다. 어린이 집이었다. 웬 어린이 한 명이 가면을 쓰고 있다. 창복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실장에게 전화해, 웬 어린아이냐며 따져보지만 별수 없다. 일단 데리고 간다. 창복은 미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신세 한탄하며, 태인에게 좀 맡으라고 한다. 태인은 싫다고 할만한 모든 표정과 몸짓으로 거부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키워주었고, 일도 시켜주는데 말을 들어야지 별 수 있나. 그렇게 태인은 트럭에서 내려 길가에 세워둔 자전거를 탄다. 물론 데려온 여자아이 초희를 뒤에 태우고 말이다.
얌전한가 싶었던 초희는 지나가던 할머니를 보자 자전거에 내려서 도움을 청한다. 그런데 태인을 잘 아는 듯한 할머니는 오빠 말 잘 들어야 한다며 다독인다. 그런 초희가 괘씸했던지, 태인은 줄로 자신과 초희를 묶고 다시 출발한다.
태인의 집에 도착했다. 초희의 눈에 자기보다 어린 한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본다. 그런데 태인과 친해 보이고 가까워 보인다. 친오빠였다. 그렇게 셋은 함께 지내게 되는데, 태인이 생각보다 나쁜 놈은 아닌 것 같다.
오늘도 역시 창복과 태인이 일하러 갔는데, 이번에 작업할 사람이 실장이다. 어찌 된 일인지 의문이다. 실장이 불쌍하기는커녕, 아이를 맡겨놓고 어쩌라는 건지 참, 창복은 답답하다. 태인은 매달린 실장의 뺨을 후려갈긴다.
창복은 고민이다.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한 일에 휘말린 느낌이다. 실장이 소개해준 사람들을 다시 찾아가 의논해 본다. 그 사람들은 아이 아빠에게 돈을 받을 것이니 조금 기다려 보라고 한다.
창복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그 사람들이 직접 아이 아빠에게 돈을 받으라고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아이를 팔아버릴 계획이라고 한다. 창복은 찜찜하다. 그래도 휘말린 일이니 해결은 해야 했다.
태인의 집에 온 초희는 생각보다 잘 지낸다. 태인의 동생과 잘 놀아주기도 하고, 심지어 엉망진창이었던 방도 깨끗하게 치웠다. 이를 본 태인은 어리둥절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눈만 휘둥그레진다.
창복은 태인에게 초희 아빠에게 돈을 받으러 간다고 한다. 만약 12시 이후에 자신이 연락을 받지 않으면 아이를 메모지에 적힌 주소로 보내라고 말한다. 그리고 트럭을 몰고 어디론가 향한다. 태인은 그저 뚱한 표정을 짓는다.
시장 한 골목에 차를 세운 창복은 주위를 유심히 살핀다. 파란 모자를 쓴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다시 전화를 해보는데, 조금 더 기다리라는 말 뿐이다. 담배를 꺼내어 핀다. 뭔가 초조하고 불길하다. 그때 파란 모자를 쓴 남자가 보인다.
창복은 그를 쫓아간다. 어디론가 계속 가던 그는 메고 있던 가방을 슬쩍 내려놓고 갔다. 창복은 주위를 살피며 그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쫓기 듯 빠른 걸음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누가 쫓아오는 것 같다.
창복의 표정은 매우 불안하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그 사람은 자기 갈길을 간다. 오해였다. 하지만 불안은 감출 수 없다. 어떤 건물로 올라간다. 다시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뎠다. 머리를 바닥에 심하게 부딪혀 기절한다.
창복은 잠시 후 일어나지만,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계단에 앉아서 그대로 사망했다. 아니 사망한 듯 보인다. 같은 시간에 태인은 창복에게 계속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다. 멀리 초희를 바라보며 메모 쪽지를 편다. 어쩔 수 없다.
태인은 초희가 처음 입고 왔던 옷을 초희에게 내민다. 낌새를 알아차린 초희는 옷을 입고 태인의 자전거 뒤에 앉았다. 어느 시골 구석에 도착했다. 지난번 창복과 같이 봤던 사람이다. 방 안에 어린아이들이 보인다. 다 팔려가는 아이들이다.
태인이 초희를 두고 떠나려는데, 초희가 태인의 팔을 붙든다. 태인은 안쓰럽고, 복잡한 표정을 짓지만 이내 떠난다. 그 사람의 부인인지 누구인지, 요구르트에 술을 잔뜩 탄다. 그리고 초희에게 어서 마시라고 권한다.
집에 돌아온 태인은 생각이 많다. 동생은 언니를 어디에 두고 왔느냐며 묻는다. 태인은 문득 자신의 옷이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옷을 입고 부리나케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앞에 노란색 차가 보인다. 그 차에 아이들이 타고 있고, 초희도 보인다. 태인은 차의 앞길을 방해한다. 운전하던 그 사람은 태인을 보고 뭐 하는 거냐며 소리친다. 태인은 세우지 않는 그 차 조수석 창문을 내리고 몸을 반쯤 넣었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운전석 문을 열어젖히고, 그 사람을 밀어버렸다. 차를 세운 태인은 초희에게 다가가지만, 초희를 안으려던 태인을 초희가 마구 때린다. 섭섭하고 서운했던 마음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초희를 집으로 데려왔다.
3. 영화 《소리도 없이》 결말 (스포)
몸이 안 좋아 보이는 초희를 위해 태인은 약국을 갔다. 문을 걸어 잠그고 가지 않은 것을 확인한 초희는 태인의 동생과 숨바꼭질을 하는데, 이 기회를 틈타 멀리 도망가기 시작한다. 뒤늦게 온 태인은 초희를 찾으러 나선다.
초희는 필사적으로 달린다. 그때 누군가가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저씨다. 자신의 사정을 말하고 경찰서에 데려달라고 하자, 그 아저씨는 자신이 경찰이라고 손을 내민다. 그러나 누가 봐도 수상하게 보이는 그 아저씨의 손을 뿌리친다.
그렇게 다시 무작정 달리다가, 태인과 마주쳤다. 태인은 표정이 몹시 안 좋다. 원망도 아니고, 그저 몸이 아픈데 왜 그렇게 혼자 뛰어갔느냐 하는 표정이다. 초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태인의 손을 잡고 다시 집으로 향한다.
한편, 초인과 조금 전 만났던 아저씨는 한 여자 순경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 여자는 아저씨를 보고 경장님이라 부르며 아이가 어디 갔냐고 묻는다. 그 아저씨는 경찰이 맞았고, 여 순경은 아이를 찾아 나선다.
초희가 들어간 화장실 앞을 기다리던 태인은 여자 순경과 인사를 나눈다. 둘은 평소 아는 사이였다. 그런데 밖에 태인과 그의 동생이 있는데, 화장실에 누군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순경은 태인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태인은 어쩔 줄 몰라하며 여순경에게 달려든다. 둘은 한바탕 싸운다. 그때 순경이 머리를 부딪히며 죽었는지, 기절했는지 쓰러져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초희는 삽을 들고 땅을 파묻자는 신호를 보낸다.
초희는 창복과 태인이 일하는 모습을 항상 봐왔다. 시체를 땅에 묻는 것은 그녀에게 흔한 구경거리였다. 그렇게 태인은 자신의 집 앞마당에 땅을 파기 시작한다. 그리고 여 순경을 묻어버렸다.
태인은 초희의 공책을 보더니 초희를 다시 데려다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초희의 손을 잡고 학교로 갔다. 그때 초희와 눈이 마주친 학교 선생님으로 보이는 사람은 멀리서 눈물을 글썽인다.
초희는 선생님을 보며 뛰어가려는데, 태인이 손을 놓아주지 않는다. 여러 번 뿌리침 끝에 선생님께 달려가 안는다. 태인이 누군지를 묻는 선생님에게 초희는 유괴범이라고 한다. 선생님의 표정이 바뀐 것을 본 태인은 거침없이 달린다.
태인은 숨을 헐떡 거리며, 사람들 사이를 계속 뛰어간다. 초희는 멀리서 엄마 아빠가 오는 것이 보인다. 그저 인사를 한 무표정의 초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렇게 영화는 끝난다.
4. 영화 《소리도 없이》 교훈
4.1 순수함이란 이런 것
계란 파는 일을 오랫동안 해온 창복과 태인은 성실하다. 그런데 둘은 시체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 창복이 따온 일이다. 그는 그다지 나쁜 인물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태인은 어렸을 적 자신을 키워준 창복의 말을 표정으로는 불평을 하더라도 잘 듣는다. 머리를 쓰지 않는다. 그저 좋고 싫음을 표현할 뿐이다. 그런데 그들은 원하지 않게 유괴범이 되고 말았다.
창복은 어떻게든 이 일을 빠져나가려고 애쓰지만, 태인은 그저 초희가 안쓰럽다. 초희를 어디론가 팔아야 한다는 게 싫다. 그래도 창복이 시킨 일이니 한다. 그러나 끝내 초희를 버릴 수 없어 다시 데리고 온다. 순순한 사람이다.
그런 초희는 태인이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리고 교묘하게 이용했다고 생각된다. 태인의 순수함을 이용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태인의 앞에서는 착한 척, 뒤에서는 도망칠 궁리를 계속한다.
태인은 초희가 도망간 것을 붙잡았음에도, 그녀를 나무라지 않는다. 그저 그녀가 안쓰러울 뿐이다. 그리고 학교까지 초희를 데려다주었는데, 초희는 기다렸다는 듯이 태인을 유괴범이라고 선생님께 이야기한다.
초희는 마지막까지 태인을 이용했다. 극 중 굉장히 똑똑하게 나오는 초희는 분명히 태인의 상황을 알았을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유괴범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도 유괴범은 유괴범이라고 생각한 초희였다.
태인은 그저 순순한 한 사람이었다. 앞 뒤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현재 상황만을 보았다. 오늘날 머리를 수도 없이 굴려가며, 어떻게 하면 이득을 볼지 생각하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남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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