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결백》후기 및 결말(박상현, 2020) - 무엇이 정의인가

안녕하세요 꿈을 꾸는 자입니다.

 

오늘은 영화 《결백》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감독 : 박상현

제목 : 결백

출연진 :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홍경, 태항호, 최홍일, 고창석, 박철민

개봉 : 2020.06

 

 

 

1. 영화 《결백》 후기

개봉한 지 한 달 정도가 흐른 영화 《결백》을 보고 왔습니다. 예전에 《비밀의 숲》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시나요? 신혜선 씨가 주연으로 나왔었는데 그때 재미있게 보았었죠. 그래서 후다닥 관심이 생겼습니다.

 

아직도 절찬 상영 중인 영화이기 때문에 제 글이 스포가 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리고, 조금이라도 싫다 하시는 분들은 영화를 보신 후에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쓰는 현시점에 관객수가 많은 것 같지 않아 마음이 아픕니다. 적어도 손익분기점을 넘었으면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영화를 본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감성적인? 저는 "슬펐다"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특히 화자를 연기한 배종옥 씨의 연기가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감정이입이 확 되더라고요.

 

2. 영화 《결백》 줄거리

대략적인 줄거리는 한 마을의 장례식장에서 막걸리를 마신 사람들이 죽으면서 시작됩니다. 용의자는 정인(신혜선)의 엄마인 화자(배종옥)로 지목됩니다. 결국 뉴스에 보도된 이 사건을 정인이 보게 되었고, 스스로 변호인이 됩니다.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추시장과 사람들

그녀는 엄마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관련된 모든 것을 조사하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여러 가지 증거들을 찾아가며 추 시장(허준호)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수사는 혼란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한편, 추 시장은 정인이 수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동원해서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서로의 목줄을 쥐기 위해 싸우게 되는데..

 

 

2.1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어른이의 슬픔

딸과 변호인이라는 이름표를 단 정인은 감옥에 있는 엄마의 면회를 가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치매로 인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는 정인의 남동생인 정수를 애타게 찾습니다. 정인은 뛰쳐나가 버립니다.

정인이 뛰쳐나간 이유는 남동생만 찾는 어머니를 보며 과거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과거 속에 자신은 항상 아버지에게 차별과 손지검을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친아버지가 아니어서든, 성별의 문제여 서든 괴로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감옥에서 화자아 이야기하는 정인

어린 시절을 보낸 여러분과 저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습니다. 과거 상처를 받은 상황과 유사한 일들이 발생하면 얼마나 괴롭고 또, 무의식적으로 움츠러든다는 것을요.

 

아이를 키우고 계신 훌륭한 대한민국 부모님들이 있습니다. 부디 아이들에게 트라우마가 아닌 과거의 행복한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주시길. 그래서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어른이들이 되기를.

 

 

2.2 권력의 힘은 막장이다

정인은 집으로 무단 침입한 사람을 추적해 잡았다. 직감적으로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검찰에서 조사한답시고 바로 데려가버리면서 정인은 화가 난다.

사건을 맡고 있는 신검사가 경찰에서 조사받고 있는 무단 침입자를 데려간다고 한다. 경찰은 별말 없이 보내주려고 한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사회적으로 검사가 우위에 있는 인식을 버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무단 칭입자의 라이터를 건네는 정인

정인은 따지고 들지만 검경이 합의한 내용을 변호사가 어쩌랴. 우리는 사람이다. 사람인지라 자신의 출세 또는 협박의 공포 앞에서 나약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권력 앞에 정말 순결할 수 있겠는가.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대로 순응하고 사는 것일까. 아니다. 최소한 우리는 온 마음을 다하여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2.3 위대한 사랑 그 이름 모성애

다시 감옥 면회를 간 정인은 엄마의 구구절절한 아픈 사연을 듣고 슬프게 운다. 이야기를 듣던 엄마는 과거 정인을 뱃속에서부터 지키려고 했던 사연을 이야기한다. 치매인 엄마는 한순간 딸을 알아보고 절절하게 운다.

정인은 과거 지긋지긋한 집을 떠났다. 아니, 도망쳤다. 그때 엄마의 속사정은 알지 못했으나, 감옥에서 펼쳐지는 엄마의 이야기는 그녀를 슬프게 만들었다. 엄마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 알게 된 정인은 더욱 굳은 결심을 하게 된다.

아들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사랑스러운 눈길 

정말이지, 어머님들은 자식들을 끔찍이도 생각합니다. 물론 아주 극 소수의 사람들은 제외하고요. 어머니가 힘들게 한다고요? 그 속사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우리 한번 생각해 봐요.

 

자식은 부모를 버릴 수 있어도, 부모는 자식을 버릴 수 없다고 합니다. 내가 직접 아파서 낳은 새끼라는 것, 그것은 자식이 어린이건, 중년이건 그저 내 새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엄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드는군요.

 

 

2.4 군중 심리의 무서움

추 시장이 사람을 죽이려 한다. 같이 뭉쳐 다니는 무리들은 이를 돕는다. 그중 돕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마지못해 기꺼이 돕는다.

추 시장은 다 같이 잘 먹고 잘살기 위한 것이라며 살인을 한다. 명분 같지 않은 명분이다. 그런데 문제는 살인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그 무리에 끼어 있다는 것이다.

질문을 받고 웃는 추시장

 

여러 분은 어떠신가요? 군중 심리에 이끌려 원하지 않은 것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자신의 의견과 행동이 일치하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하는 일이 "나 혼자여도 할 것인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나 혼자서도 기꺼이, 마땅히,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것은 군중 심리에 휘말려하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2.5 법은 인간의 마음은 움직일 수 없다.

어머니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정인은 법정에서 끝까지 싸웁니다. 추 시장 또한 마찬가지로 자신의 각종 범행을 끝까지 실토하지 않습니다.

정인은 끝까지 싸웁니다. 어머니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싸웁니다. 딸은 어머니가 살인했든 아니든 잡혀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엄마를 변호하는 정인

인간은 법을 마음으로 지키기 어렵습니다. 극단적으로 자신의 가족을 무참하게 살해한 사람을 살해했을 때 법으로 살인죄에 해당하지만, 인간은 정당한 복수라고 생각합니다. 지켜보는 사람들도 통쾌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처럼 법이라는 것은 다수가 정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들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살인한 사람을 처벌하지 말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법은 어떤 측면에서는 공평하다고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