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드라마
감독 : 파우 초이닝 도르지
제목 : 교실 안의 야크
출연진 : 셰랍 도르지, 펨 잠, 켈든 라모 구룽, 유겐 노르부 렌덥, 체링 도르지
개봉 : 2020.09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교실 안의 야크》 후기
일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보기 좋은 영화였던 것 같아요. 평소에 접하는 영화들은 대게 우리의 삶을 보여주거나, 액션이 주를 이루거나, 블록 포스터 영화였는데요. 이 영화는 마치 숲 속을 산책하는 느낌이었어요.
부탄이라는 나라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예전에 한 설문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자 행복 지수가 높은 나라로 꼽혔었죠. 왜 그들이 행복한지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많은 고민들을 던져준 것 같아요.
부탄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 즉 수도 팀푸에서 교사 생활을 하는 한 남자가 부탄의 가장 외지에 있는 학교로 전근을 가면서 펼쳐지는 내용인데요. 처음에는 무거운 마음으로 갔지만, 돌아올 때는 아쉬운 마음으로 변하는 과정이었어요.
그리고 영화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우선 부탄의 마을 '루나나'는 산 위에 있는데요. 주인공이 그곳을 찾아가면서의 경치가 나오는데 아주 장관입니다.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거나, 눈이 힐링되기를 원하거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한 번 고민해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꼭 영화를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2. 영화 《교실 안의 야크》 줄거리 (스포)
연로하신 한 할머니가 누군가를 꾸짖고 있다. 좀 일어나라는 것이다. 그제야 마지못해 일어나는 남자는 유겐이다. 그는 나라를 홍보라도 하듯 티셔츠 뒤에 부탄이라고 쓰여있다. 맞다. 그는 부탄의 수도 팀푸에서 사는 교사이다.
유겐은 할머니에게 자신은 교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공무원을 하면서 평생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여러 번 말한다. 할머니는 그가 답답하다. 되고 싶어도 되기 어려운 그 직업을 가져 놓고 도대체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교육부 장관의 호출이 왔다. 옷을 정중하게 차려입은 그는 장관을 마주하고 앉았다.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만, 장관의 표정이 썩 좋지 않다. 장관은 유겐이 못마땅하다. 이렇게 불성실한 자가 있나.
장관은 5년 계약 중 1년이 남은 유겐에게 '루나나' 마을에 있는 학교로 가라고 한다. 즉 발령을 바로 앞에서 낸 것이다. 유겐은 기겁한다. 엄청 멀고, 외딴곳이 아닌가. 그곳은 절대 갈 수 없다고 버티지만, 별 수 없다. 장관의 의지가 확고하다.
그날 저녁, 유겐은 친구들과 음악이 흐르는 가게에 갔다. 그는 친구들에게도 역시 공무원을 하고 싶지 않다며, 호주로 갈 계획이며, 그곳에서 가수의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한다. 마침 그가 앞에 나가 노래를 하는데 나쁘지 않다.
그날이 왔다. '루나나' 마을로 가기 위해 유겐은 버스 정류장에 왔다. 그를 마중 나온 여자 친구, 할머니, 친구 여럿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를 탔다. 지겨운 시간을 보내야 하니 잠을 청하지만 주변 소리가 시끄럽다. 헤드폰을 끼고 볼륨을 높인다.
버스는 한 없이 간다. 어느새 밤이 되어서 뒤를 돌아보니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얼마 없다. 드디어 종점이다. 그러나 '루나나' 마을은 높은 산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걸어 올라가야 한다. 마침, 누군가가 마중 나았는데 미첸이라고 한다.
미첸은 유겐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깍듯하게 대한다. 짐까지 빼앗아 드는 미첸이 유겐은 조금 부담스럽지만, 마다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한 가게에 들어갔다. 시간이 너무 늦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잠도 자기로 했다.
아침이 되어 유겐이 밖을 나와보니 한 사람이 더 있었다. 그리고 노새나 당나귀로 보이는 말이 3마리 있었는데, 짐을 가득 싣고 있었다. 그들의 말로는 도시에 살던 선생님이 필요할만한 물건들을 샀다는 것이다. 휴지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제 '루나나' 마을로 걸어가야 하는데, 총 6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 말에 유겐은 조금 당황하지만, 한숨을 쉬며 걷기 시작한다. 초반부터 오르막이다. 이건 뭐 거의 등산을 하는 수준이다. 땀이 비오 듯이 나기 시작한다.
미첸이 곧 내리막 길이니 조금만 힘내라고 한다. 유겐은 그 말만 믿고 버텨보지만, 계속 오르막이다. 왜 계속 오르막이냐고 미첸에게 따져본다. 그는 곧 내리막이라고 해야 선생님이 힘이 날 것 같아서 거짓말했단다. 유겐은 어이가 없다.
밤이 되었다. 근처에 3명이 사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 묵기로 한다. 문득 그 마을 아저씨의 발이 보인다. 흙투성이에 갈라진 발이다. 신발을 왜 신지 않느냐고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게 편하기도 하고 신발을 살 돈도 없다고 한다.
다음날 그리고 또 다음날 계속해서 '루나나' 마을로 향한다. 가는 길에 경치가 장관이지만, 유겐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헤드폰으로 귀를 틀어막은 채 미첸의 뒤를 졸졸 따라갈 뿐이다.
유겐의 눈에 저 멀리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미첸에게 물어보니, '루나나' 마을의 사람들이 선생님을 마중 나온 것이라고 한다. 유겐은 조금 부담스럽지만 대표로 나온 촌장님과 인사를 나눈다. 56명의 사람들이 오직 유겐만을 바라본다.
2~3시간가량을 걸어 드디어 '루나나' 마을에 도착했다. 촌장님께서 학교와 자신의 살 거처를 소개해주는데, 조금 충격적이다. 사람 살 곳이 아닌 것 같다. 학교도 부서질 것 같은 의자와, 책상 그리고 수북하게 쌓인 먼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겐은 자신은 도저희 이런 곳에서 살수도, 가르칠 수도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은 원래 선생 일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도 덧붙인다. 촌장은 담담하게 알겠다고 한다. 미첸도 좀 쉬어야 하니 며칠 후 내려갈 준비를 하겠다고 한다.
다음날이 되었다. 조그마한 아이가 방 문을 두들겨 나가 보니, 펨 잠이라는 소녀다. 그 소녀가 반장이라며, 학교 수업이 8시 반 시작인데, 9시가 되도록 오지 않으셔서 찾아왔단다. 유겐은 조금 망설이더니 곧 학교로 출발한다.
유겐은 의지가 없지만, 이왕 왔으니 수업은 좀 그렇고 자기소개부터 돌아가면서 한다. 펨 잠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이는 선생님이 되고 싶단다. 이유를 들어보니 선생님은 "미래를 어루만지는 직업"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잠시 생각에 잠기지만 이내 칠판에 글을 쓰려고 하는데, 칠판이 없어 당황한다. 그냥 벽일 뿐이다. 수업은 끝났다. 유겐은 오후에 밖을 나가 둘러보는데, 펨 잠의 아버지는 술주정 뱅이고, 엄마는 도망가서 할머니랑 둘이 산다고 한다.
또한, 어떤 연로하신 할머니가 손녀를 멀리서 '루나나' 마을까지 왔는데, 자신이 왔다는 소문을 듣고, 손녀를 가리키기 위해 왔단다. 돌아볼수록 조금 마음이 동하는 유겐이다. 그렇게 그는 하루하루 수업을 해 나가고 있다.
꿈이 가수인 만큼 노래를 좋아하는 유겐에게 멀리서 노래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펨 잠의 말로는 살돈이라고 하는 언니인데, 이 마을에서 가장 노래를 잘한다고 한다. 호기심이 발동한 유겐은 노래 부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본다.
유겐은 그녀와 인사를 나눈다. 그녀가 부른 노래는 '야크의 노래'라고 한다. 야크라는 동물은 '루나나' 마을의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이며, 가족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노래의 기원을 설명한다. 촌장님께서 만든 노래인데, 고기를 먹을 때 야크를 잡는 것이 너무 슬프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작위로 선정했는데, 촌장님이 가장 아끼는 야크가 걸린 것. 그래서 슬픔에 겨워 그 노래를 만든 것이란다.
그렇게 지내고 있는데 촌장님께서 이제 내려갈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그러나 유겐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곳에 계속 있겠다고 한다. 아이들도 너무 좋고, 어차피 교육부 정책에 따라 일도 해야 하니까 말이다. 촌장님은 그저 감사하다고 한다.
유겐은 불을 피우고 싶은데, 피울 수가 없다. 이곳에서 종이는 돈보다 중요하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 중 미첸이 야크의 말린 똥이 불에 잘 탄다고 한다. 정말 그랬다. 오후 한가한 날에 유겐은 야크의 똥을 수집하러 다닌다.
그런 유겐을 본 살돈은 '노부'라는 가장 나이 많은 야크를 한 마리 데리고 왔다. 똥 주우러 다니지 말고, 이 야크를 교실 안에 두라고 한다. 먹이는 똥이 필요한 만큼 주라면서 말이다. 그렇게 교실 안의 야크가 머물게 되었다.
교육 환경이 너무 열악한 나머지, 유겐은 자신이 살고 있는 거처에 바람을 막아주는 종이를 모조리 떼서 아이들에게 주었고, 연필도 밖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가져오는 등 열성이다. 칠판은 미첸이 만들어주었다.
3. 영화 《교실 안의 야크》 결말 (스포)
이제 제법 학교의 교실이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었고, 아이들 또한 항상 열의에 넘쳤다. 그렇게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촌장님과 미첸이 유겐에게 왔다. 이제 곧 겨울이 오기 때문에 곧 떠나지 않으면 봄까지 발이 묶인다는 것이다.
유겐의 표정은 좋지 못하다. 가긴 가야 하는 것이다. 촌장님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너무 좋아하기에, 내년에 꼭 다시 와달라고 하지만, 유겐은 부탄이라는 나라를 떠나게 될 것 같다고 말하자, 촌장님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촌장님은 부탄이라는 나라가 세계의 행복 지수가 1위라고 하는데, 교육을 받은 다수의 사람들이 이 나라를 왜 떠나려고 하는지 참 안타깝고, 의문이 든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유겐은 말이 없다.
결국 유겐이 떠나는 날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처음 마중 나왔던 곳에 모두 모였고,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유겐은 떠나면서 펨 잠이 준 편지와, 야크의 노래를 성심껏 가르쳐주었던 살돈, 그리고 미첸과 촌장님 등이 생각난다.
등 뒤에서 촌장님이 부르는 야크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미첸의 말에 의하면 촌장님께서 다시 노래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떠났던 야크가 다시 돌아올 때가 될 때라고 말씀하셨단다. 그렇게 유겐은 떠났다.
이곳은 호주 시드니다. 유겐은 어느 주점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유겐은 고개를 들어 사람들을 보았다. 사람들은 노래에 관심이 없고, 이야기하는 데에 정신이 없는 듯하다. 유겐은 문득 노래를 멈추고 야크의 노래를 열창한다.
4. 영화 《교실 안의 야크》 고민
4.1 많이 안다는 것은 과연 좋은 것인가
부탄은 세계 행복 지수 1위인 나라로 유명하다. 물론 지금도 유효한지는 통계를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 잘 사는 나라일수록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안다.
부탄의 '루나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많이 모른다. 영화에서 미첸은 심지어 '지구 온난화'라는 단어도 모르고 휴대폰도 없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행복을 누리고 만족해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한다.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화에서 촌장님은 교육을 받은 사람일수록 부탄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고 싶어 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일까? 다소 불행하더라도,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는 것일까? 내가 사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가지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다. 그러면 결국 욕심이 생기고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간사한 동물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익숙해지면 또 다른 것을 원하게 되고 결국 쳇바퀴를 도는 것과 같다. 우리는 평생 무엇을 원하고, 얻고를 반복하다가 죽을 것이다. 모두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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