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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유익함

영화《공포분자》후기 및 결말(에드워드 양, 2020) - 서로 다른 공포를 느끼는 우리

영화 《공포분자》 포스터

장르 : 드라마

감독 : 에드워드 양

제목 : 공포분자

출연진 : 무건인, 이립군, 왕안, 금사걸, 고보명, 유명

개봉 : 2020.09

 

모든 내용은 저의 주관대로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1. 영화 《공포분자》 후기

영화의 제목만 보면 공포 영화를 연상시키지만, 무서운 장면은 사실 거의 없기에 가족들이 같이 봐도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영화는 여러 인물들이 각자 살아가면서 서로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를 그려냈어요.

 

영화의 스토리에서 흥미진진함을 느끼거나 몰입감을 선사받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평범하지만 특이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고요. 감독님께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깨닫는데 의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워낙 유명한 거장님이라고 해서 평을 찾아보니 평론가 분들의 평점이 상당합니다. 제가 최근에 봤던 영화 《아무도 없다》는 평점이 굉장히 낮았었는데, 무려 4~5점이 차이가 나더라고요. 이 정도면 거의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소년이 붙여 이어놓은 여자의 대형 사진

저에게는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는 《아무도 없다》가 훨씬 강렬했기에, 조금 의문이 들었는데요. 보통 평론가분들의 높은 평점을 기대하려면 스토리의 탄탄함과 메시지의 울림이 있어야 하는 듯합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산으로 갔네요.

 

영화 속 주인공은 4명으로 볼 수 있어요. 현대 사회에 존재하는 인간들의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형적인 출세형, 사이코형,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갈망하는 유형, 부잣집 철없는 형 등입니다.

 

주인공들이 말도 안 되는 우연으로 엮이기 시작해서 큰 비극을 일으키는 듯 보이지만, 실상 들여다보면 그들 스스로가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영화로 보입니다.

 

2. 영화 《공포분자》 줄거리 (스포)

새벽 어느 동네에서 총성이 울리자, 사이렌 소리가 울리며 경찰차가 도착하고, 형사들이 주변을 수색한다. 그때 한 소년이 소리를 듣고 창문 밖을 바라보니, 한 사내가 길거리에 쓰러져있다. 소년은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밖을 나선다.

 

경찰들이 조사한 결과 건물은 도박장이며, 그들은 총 몇 자루를 소지하고 있었다. 이때 그 건물의 창문으로 두 남녀가 뛰어내린다. 남자는 붙잡히고, 여자는 발목이 삔 채 쓰러져있다. 이 모든 광경을 소년은 카메라에 담는다.

발목을 삔 상태로 도망가다가 쓰러진 여자

한편, 주울분과 이립중은 평범한 부부처럼 보이지만, 적은 대화와 서로에게 무관심한 태도는 그들의 관계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울분은 소설을 쓰며 작가의 길을 걷고 있고, 남편의 직업은 의사이다.

 

발목이 삔 채 쓰러졌던 여자는 병원에 실려와 치료를 받았고, 그녀의 엄마가 그녀를 집으로 데려간다.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크게 나무라고 차라리 집을 나가라는 것을 보면 여자는 평소에 꽤나 말썽을 피운 듯보인다.

 

이립중은 병원에 도착하자, 과장이 뇌졸중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내연녀가 있었다는 둥 잡음이 있는 가운데 그의 머리는 복잡하다. 때마침 부장님이 자신을 부르는데, 그림이 그려진다. 역시나 차기 과장을 생각하는 듯하다.

 

이립중은 고민한다. 과장 바로 아래는 자신과 동기인 징 두 명이다. 부장이 물어보는 말에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대답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결정타를 날린다. 죽은 과장이 저지른 부정이 사실은 동료 징의 짓이라고 말이다. 물론 거짓말이다.

소년이 사는 집에 온 여자

소년은 이상하게 발목이 삐었던 여자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여자 친구와 함께 사는 집에 찍었던 그녀의 사진을 걸어놓았는데, 여자 친구가 이를 보고 난리를 친다. 집을 나온 소년은 사건이 일어났던 건물에 들러본다.

 

사건이 일어났던 건물에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정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도시락을 시키지 않았냐는 둥, 어제는 화재가 나서 신고하지 않았냐는 이야기가 오간다. 소년은 누군가 장난전화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

 

소년은 그 도박장으로 사용되었던 방에 세입자로 들어간다. 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공사를 하고 붉은빛의 전등을 달았다. 찍어 두었던 그 여자의 사진을 온 방에 붙여놓고 걸어놓는다. 그 정도로 그 여자의 마력에 끌린다.

 

이립중의 아내 주울분은 글이 잘 써지지 않아 항상 우울하던 찰나 우연히 옛 연인을 만나게 된다. 남편의 무관심 때문인지 그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지만 죄책감이 조금 든다. 그가 제안했던 일은 없었던 걸로 하며 떠난다.

글을 쓰고있는 주울분

어느 날 집에 있던 주울분은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어떤 여자다. 남편을 찾지만, 그녀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며 만나자고 한다. 낌새가 이상한 주울분은 그 장소로 찾아가지만 어떤 남자가 나온다. 그 남자는 소년이었다.

 

주울분은 남편 이립중에게 집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그녀는 그동안 쌓인 것이 많았는데, 전화를 받으며 폭발했다. 지겹고 똑같은 삶을 사는 남편이 싫었다. 그래서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아이를 갖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이 그랬다.

 

여자는 엄마 몰래 밖을 나선다. 누군가와 연락을 하고 남자를 만나 모텔방에 들어간다. 남자가 샤워하는 틈을 타 지갑을 훔치려는데, 그에게 걸리고 말았다. 발목에 숨겨두었던 칼을 꺼내 그를 찌르고 도망친다.

 

여자는 옛 도박장의 열쇠를 갖고 있었기에 그 건물을 찾는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쓰러져 깨어나 보니 한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은 자신의 장난전화 등 대부분의 것들을 알고 있었다. 소년과 잠시 진한 키스를 나누지만 며칠 뒤 그곳을 떠난다.

 

소년은 여자 친구의 집으로 다시 간다. 그녀가 여자의 장난전화로 죽을 뻔했던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소년은 우연히  TV를 보는데 얼마 전에 자신의 집을 찾아왔던 아주머니가 나온다. 장난전화가 포함된 소설을 써서 대박이 났다고 한다.

 

3. 영화 《공포분자》 결말 (스포)

소년은 문득 머리를 스친다. 장난전화, 그리고 자신에 집에 찾아온 아주머니, 그리고 소설 이야기를 여자 친구에게 들어보니 자신이 알고 있는 현실과 아주 유사하다. 이 소설이 사실일 것 같아 그는 다급하다. 그녀의 남편을 찾기로 한다.

이립중에게 전화를 걸어보는 소년

퇴근해서 집으로 온 이립중은 계속해서 울려대는 전화를 받자 모르는 남자이다. 아니 앳되다. 어떤 소년이 만나자고 한다. 이상한 이야기를 들어 혼란스럽지만 소년의 말대로 소설책을 보기로 한다. 

 

엎친데 덮친 격 이립중은 결국 과장이 되지 못했다. 억울했던 그는 부장을 찾아가지만 만나주지 않았다. 불행히 계속 닥치는 상황에 그는 형사 친구를 찾는다. 친구는 아침에 깨어나 보니 이립중도 없고 자신의 총도 없다.

 

이립중은 먼저 부장의 집을 찾아간다. 출근하려고 차를 타는 그에게 총을 쏘고 난 뒤 아내의 옛 친구 집을 찾는다. 역시 그가 문을 열자마자 총을 두 방 쏘고 죽였지만, 침대에 있던 아내는 쏘지 못하고 떠난다.

총을 겨누는 이립중

이립중의 친구는 총소리에 깨어난다. 급히 욕실로 가보니 이립중이 자살을 했다. 같은 시간에 옛 연인의 집에서 잠을 자던 주울분이 깨어난다. 일어나자마자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이내 구역질을 한다.

 

4. 영화 《공포분자》의 교훈

4.1 공포는 서로 다르다

영화 속 네 명의 주인공들은 서로 다른 공포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설책을 쓰는 주울분의 공포는 무관심과 계속되는 권태로운 삶입니다. 남편의 무관심이 그녀를 우울하게 만들고, 지겹게 반복되는 하루가 너무 싫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아이를 가져보기도 하며, 글을 쓰기 위해 좋은 직장에서 퇴사를 하기도 하고, 급기야 남편과 떨어져 사는 것도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화를 주어야 사는 사람이지요.

 

이립중은 현대인이 가장 많이 속한 유형의 인물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주 안정적이면서도 출세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더 높은 보수를 위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었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현 직장에 남습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는 여자

그의 공포는 자신의 미래입니다. 안정적으로 출세하기 위해 자신의 동료를 팔며 거짓말을 일삼기 시작합니다. 일이 잘 안 풀리자 보복을 하는 그의 심리 상태는 우리와 아주 닮았습니다. 물론 아닌 분도 많겠지요?

 

카메를 달고 사는 부잣집 소년은 아주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무언가 끌린다면 그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입니다. 여자 친구와 잘 지내다가도 어떤 괴상한 여자에게 빠져 깜깜무소식이 되기도 하지요. 그에게 공포는 군대 입대로 보입니다.

 

일탈을 좋아하고 사이코 기질이 다분한 이 여자는 가만있지를 못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반대로 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녀의 공포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생기는 의식인 듯합니다.

 

남과 똑같은 생활을 하게 되면 누군가와 비교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을 하면 되지요. 그래서 그녀는 도둑질을 하며,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